전북 진안군 마이산 북부에 높이 8m, 무게 1.7t의 대형 가위 조형물이 세워졌다. 박임근 기자
전북 진안군이 가위박물관에 최근 세운 높이 8m의 가위 조형물을 놓고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진안군은 관광객에게 볼거리 제공을 위해 홍삼축제 기간인 지난달 21일 마이산 북부에 있는 가위박물관 옆에 대형 가위 조형물을 설치했다. 높이 8m, 무게 1.7t의 이 조형물은 부식을 막기 위해 스테인리스강으로 제작했고, 가위가 접어졌다가 펴지도록 전동장치를 갖췄다. 제작비는 7500여만원이 들었다. 군은 “랜드마크 조성을 위해 ‘세계에서 가장 큰 가위 조형물’로 내년에 해외기록인증에 도전할 것이다. 이를 위해 예산안에 등록비 등 3500만원을 편성했고 의회를 통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진안군은 진안의 상징인 마이산의 형상과 가위를 벌린 형상이 유사한 형태를 보이는데 착안해 관광객 유치를 위해 가위를 소재로 조형물과 가위박물관 건립 등을 추진했다.
그러나 가위 조형물 준공식을 보도한 기사에 이를 비난하는 댓글이 달리는 등 군을 긴장시키고 있다. 내용은 “하다 하다 별의별 기네스도 다 있구나”, “국민 혈세로 하지 말고 너희들 돈 모아서 해라”, “마이산 정기 다 잘려나가겠습니다. 그 신비한 산 아래 뭐하는 짓입니까”, “저 가위로 마이산 두 귀 잘라 내게?”, “흉물하나 또 탄생했네. 그 돈으로 복지사각지대나 살피면 좋을 것을…” 등이다.
하지만 찬성하는 주민들도 있다. 찬성 주민들은 “실제 가보니 좋더라”, “마이산 남부에 비해 마이산 북부가 볼거리가 없었는데 새로운 대형 볼거리가 생겨서 좋다”는 등의 반응을 내놨다.
진안군 관계자는 “크고 작은 80여개의 돌탑으로 이뤄진 탑사가 있는 마이산 남부에 견줘 북부는 볼거리가 부족해 관광객이 떨어지는 추세다. 관광객을 끌기 위해 가위박물관과 대형 조형물 건립을 추진했다. 대형 조형물이 설치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평가는 아직 이르다고 본다. 박물관 주변을 생태 공원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이 사업을 마치면 관광객들이 훨씬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진안군은 마이산 북부에 한국을 비롯해 동서양의 희귀한 가위 1500여점을 갖춘 가위박물관을 지난해 12월 개관했다. 인근 용담댐 수몰지역인 수천리 고분에서는 고려시대 가위가 출토된 바 있다. 관광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추진한 이 사업은 마이산과 가위의 연관성 등 추진 당시부터 말이 많았다. 가위의 역사, 가위와 인물, 세계의 가위 등으로 전시실이 나누어진 가위박물관은 세계가위문화연구소가 군으로부터 위탁을 받아 운영하고 있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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