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와 경북의 한 사립고에서 최근 교원이 학생의 학교생활기록부를 조작한 사실이 잇따라 적발됐다. 경기북부경찰청 제공
학교생활기록부가 조작된 것으로 드러난 수시모집 합격생에 대해 대학 쪽이 뒤늦게 합격 취소를 통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7일 경찰 등의 설명을 들어보면, 경기북부지역의 한 사립고 교사 ㄱ(53·여)씨의 아들 ㄴ(19)군은 지난해 수시모집에서 서울 소재 한 사립대학 보건계열에 합격했다. 하지만 경찰 수사 결과 수시모집 전형에 반영되는 학교생활기록부가 조작됐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대학 쪽은 ㄴ군에게 최근 합격 취소를 통보했다. 대학 관계자는 “해당 학생에게 합격 취소 처분을 통보했다. 이의 신청이 들어오면 심사를 거쳐 취소 여부를 확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ㄱ씨는 2014년 8월부터 2016년 2월까지 자신이 재직하는 학교에 다니던 자녀 ㄴ군의 학교생활기록부 10개 영역에서 수천 자를 수정·추가 기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예컨대 ㄴ군에 대해 ‘비가 오는 날 우산이 없는 친구를 위해 우산을 내어주고 자신은 비를 맞는 모습에서 배려심이 보였다’는 등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없는 미담 등을 추가로 기재하거나 부정적인 묘사가 있으면 이를 긍정적인 표현으로 고치는 식이었다.
ㄱ씨는 나이스(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접근 권한을 가진 이른바 ‘마스터’ 교사에게 ‘아들 것 좀 보자’며 시스템을 열게 한 뒤 내용물을 출력해 ㄴ군의 담임교사에게 수정을 부탁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ㄴ군이 고교 3학년으로 진학하기 직전인 지난해 2월26일에는 교무실에서 마스터 교사가 자리를 비운 사이 ㄴ군의 1∼2학년 학교생활기록부 전반을 살펴보며 직접 조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건을 수사한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ㄱ씨와 ㄴ군의 담임교사를 공전자기록 위작·변작과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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