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지역에서 유일한 강릉 빙상경기장이 평창올림픽 준비를 위해 12월부터 패럴림픽 대회가 끝나는 내년 3월까지 4개월 동안 폐쇄된다. 이 탓에 빙상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학생 100여명도 훈련장을 이용하지 못하게 됐다. 사진은 지하에 강릉 빙상경기장이 있는 강릉컬링센터 모습. 강원도청 제공
2018 평창겨울올림픽 빙상종목 개최도시인 강원 강릉시의 빙상꿈나무들이 올림픽 탓에 4개월 동안 훈련장을 사용하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 빙상인들은 2014소치 올림픽 때처럼 야외 빙상장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7일 강원도와 강릉빙상경기연맹의 말을 종합하면, 영동지역에서 유일한 강릉 빙상경기장은 평창올림픽 준비를 위해 12월부터 패럴림픽 대회가 끝나는 내년 3월까지 4개월 동안 폐쇄된다. 강릉 빙상경기장은 올림픽 때 컬링경기가 열리는 강릉컬링센터 지하에 있는데 올림픽 시설은 모두 이 기간 보안구역으로 묶여 출입이 통제된다.
이 탓에 그동안 빙상경기장을 이용했던 빙상 동호인은 물론이고 피겨와 쇼트트랙 등 빙상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학생 100여명도 훈련장을 이용하지 못하게 됐다. 가장 가까운 빙상장은 춘천에 있지만 자동차로 2시간 정도 걸린다. 빙상꿈나무들은 앞서 지난해 8월에도 컬링경기장 공사 탓에 훈련장을 이용하지 못했고, 지난 2~3월에도 올림픽 테스트 이벤트 경기가 열려 훈련에 차질을 빚었다.
4개월이나 훈련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어린 학생들은 내년 2월 열리는 전국동계체육대회 출전마저 포기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겨울올림픽 준비 탓에 빙상꿈나무들이 오히려 피해를 보는 상황이 계속되자 학생과 학부모들은 최문순 강원지사에게 “강릉 빙상경기장 사용중단에 따른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내용을 담은 호소문을 전달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평창올림픽이 내년 2월9일부터 시작되는 만큼 최소한 12월까지는 빙상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폐쇄 기간을 조정할 수 없다면 야외에 아이스링크장을 조성하는 등 대체 빙상장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실제 러시아는 소치 올림픽 빙상장 주변에 야외 빙상장을 설치했다.
정의정 강릉빙상경기연맹 회장은 “올림픽 축제 이면에 자라나는 빙상꿈나무의 희생이 따라야 한다는 현실이 너무도 안타깝다. 빙상을 전부로 알고 인생을 걸어온 아이들에게 너무도 가혹하다. 아이들의 꿈을 꺾지 않는 방안을 찾아달라. 야외 빙상장 설치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원도 관계자는 “보안구역 설정 문제는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가 권한을 갖고 있다. 조직위원회와 협의해보겠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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