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군 영양읍 양구리 풍력발전단지 공사장 주변에서 발견된 수리부엉이 모습. 이 수리부엉이는 최근 새끼를 낳아 가족이 4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 이상돈 의원실 제공
천연기념물이면서 멸종위기 동물로 보호받는 수리부엉이 서식지에서 펼쳐지던 경북 영양의 풍력발전단지 조성공사가 곧 멈추게 됐다.
대구지방환경청은 8일 “경북 영양군 영양읍 양구리 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에 대해 공사중지 명령을 내려달라고 승인기관인 영양군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영양지역 건설회사인 ㅇ 업체가 지난해 4월부터 이 일대 임야 19만㎡에 3.45㎿짜리 풍력발전기 22기를 건설하기 시작해 1년6개월 지난 현재 50% 정도 공사가 진행됐다. 풍력발전기 22기 가운데 11기는 공사가 끝나 4기는 임시가동에 들어갔으며, 나머지 11기는 터 조성작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지역 주민들이 환경훼손 등을 이유로 반발하고 나서자, 지난달 19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상돈 의원(국민의당)은 “공사장 주변에 수리부엉이가 살고 있지만 환경영향평가에서 아예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또 “불법환경훼손 문제가 불거져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공사를 즉각 중단하고 사업 자체를 재평가하라”고 요구했다.
대구지방환경청은 즉각 조사에 나서 풍력발전단지 공사장 주변에 수리부엉이 1마리가 새끼를 낳아 식구가 4마리로 늘어났지만 별다른 보호조처를 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수리부엉이는 천연기념물 제324호이면서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2급으로 지정돼 있다.
대구환경청은 또 “공사로 산림훼손이 심해 산사태로 흙더미가 흘러내리고 있지만 대책이 소홀해 안전조처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대구환경청은 특히 한 달째 임시가동 중인 풍력발전기 4기의 소음이 심해 저주파음 모니터링을 하도록 협의가 이뤄졌지만 이마저도 공사업체가 실행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 대구환경청은 “임시가동을 즉각 중단하고 저주파음 모니터링을 시작한 뒤 그 결과를 즉각 주민들에게 공개하라”고 공사업체에 촉구했다.
대구지방환경청 관계자는 “공사중지 요청과는 별도로 이달 중 지역주민과 관계기관 합동으로 수리부엉이에 대한 현장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풍력발전단지 업무를 맡은 이주효 영양군 도시계장은 “대구지방환경청에서 공식 통보를 접수하는 대로 양구리 풍력발전단지 공사를 중지시키겠다. 이곳 주민들이 신성시하는 마을 뒷산에서 공사가 이뤄져 환경훼손과 소음 등을 이유로 반발이 심했다. 최근에는 수리부엉이가 발견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구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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