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문학가로 시인이자 소설가인 구광렬(61) 울산대 스페인·중남미학과 교수가 10일 서울 명동 시지브이(CGV)를 시작으로 전국 극장을 돌며 ‘체 게바라 토크쇼’를 벌인다.
이번 토크쇼는 중남미의 혁명가 체 게바라(1928∼1967)의 50주기를 기념해, 지난 2012년 개봉한 영화 <체 게바라:뉴맨>을 시지브이와 피터팬픽처스 등 영화 관계사들의 후원으로 상영한 뒤 구 교수와 관객들이 질의·응답 형식으로 대화하며 진행된다. 12일엔 서울극장, 16일엔 광주극장, 29엔 울산대 해송홀에서 열리고, 이후 연말까지 부산, 대구, 대전 등지에서도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구 교수는 “<체 게바라:뉴맨>은 게바라의 생전 활동 모습을 생생히 담은 유일한 다큐 영화다. 게바라 50주기를 맞아 피터팬픽처스 등의 제의에 따라 영화를 재상영하면서 관객들과 함께 대화도 나누는 기회를 갖게 됐다. 국내에 단순히 사회주의 내지 공산주의 아이콘으로만 알려진 게바라가 사실은 ‘민생주의’ 색채가 더 강하다는 것 등 그의 참 이미지가 올바로 정립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구 교수는 25년 동안 게바라에 관한 연구를 해오며, <체 게바라의 홀쭉한 배낭>(실천문학사) 등 중남미와 국내에서 4권의 책을 펴내고 20여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5년 전 국내에 <체 게바라:뉴맨>이 개봉될 때 게바라의 맏딸 알레이다 게바라와 서울 에비뉴엘극장에서 함께 시사회를 진행한 적도 있다.
구 교수는 1982년 대학 재학 중 멕시코국립대로 유학해, 중남미문학을 공부하고 박사학위를 받은 뒤, 86년 동양인으로는 처음으로 멕시코 문예지 <엘 푼토>(마침표)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그는 2005년 시집 <하늘보다 높은 땅>으로 멕시코 문협 특별상을 받고, 2009년엔 시집 <팽팽한 줄 위를 걷기>로 브라질에 본부를 둔 ‘알파스21’(중남미 문화예술인협회)의 라틴문학상(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한 바 있다.
울산/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사진 울산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