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개설한 전주 평화동 미디어교실에서 주민들이 실습을 하고 있다. 평화동마을신문 제공
주민들이 스스로 힘을 모아 공동체 미디어활동 등을 펼치는 공간을 마련해 눈길을 끈다.
마을주민의 작은 소식도 다루는 전북 전주 <평화동마을신문>은 외부 지원없이 주민이 공유할 공간인 열린놀이터를 지난 11일 문을 열었다. 장소는 전주시 완산구 모악로에 위치한 우미빌딩 4층으로, 마을신문 발행인 손광진씨의 노력으로 가능했다. 규모는 205㎡(62평)이다.
이곳은 독서·문학·음악 등 다양한 문화활동 프로그램과 주민강좌를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마을신문 편집 뿐만 아니라, 마을라디오와 우리동네텔레비전에서 방송할 내용을 제작하도록 자체 스튜디어를 마련했다. 그동안 주민은 마땅한 공간이 없어 작업을 카페와 전주시민미디어센터 등에서 진행했다. 앞으로 방음시설을 갖춘 음향스튜디오를 만들고, 시민미디어센터와 협력해 라디오 녹음과 영상 촬영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부터 평화동미디어교실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준비작업은 추석연휴 전인 지난 9월 말부터 이뤄졌다. 주민 등 25명으로부터 물품, 집기, 도서 2천여권 등을 기증받아 꾸미기에 나섰다. 작업에는 연인원 80여명이 참여했다. 김성숙(49·교사)씨는 “일이 바빠서 2년째 우리 마을신문 기자활동을 쉬고 있었으나 주민이 공유할 공간이 생긴다고 해서, 마침 뜯지도 않은 전자렌지를 동네사람들과 함께 쓰고 싶어 가져왔다”고 말했다. 주민 이영진(45)씨도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다 커서 아동도서가 필요없었는데, 아이들과 상의해 책장 채로 기증했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자립으로 마련한 열린놀이터 개소식이 지난 11일 전주시에서 열렸다. 평화동마을신문 제공
평화동마을신문 김수돈 편집인은 “주민들이 십시일반으로 협력해 자력으로 큰 공간을 마련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이곳이 주민의 미디어·문화·공동체 활동에 소중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0년 8월 시작한 평화동마을신문은 100% 주민 힘으로 운영하는 마을미디어의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초창기 지역복지관이 운영을 돕는 동안 50명이 넘는 주민들로부터 매월 4천~5천원씩 소액후원자를 모았다. 이를 바탕으로 마을신문을 운영하고 있고, 전주시민미디어센터와 협력해 마을라디오, 동네텔레비전 뉴스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라디오는 팟캐스트를 이용하고, 동네텔레비전은 티브로드에서 월 2회 방송한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지난달 개설한 전주 평화동 미디어교실에서 주민들이 수업을 받고 있다. 평화동마을신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