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만에 새로 단장한 강원 속초 아바이마을의 명물 ‘갯배’. 시민들이 시험운항 중인 새 배에 올라 안전하게 속초 바다를 건너고 있다. 속초시청 제공
강원 속초 아바이마을의 명물 ‘갯배’를 기다리지 않고 탈 수 있게 됐다.
속초시는 15일 오전 10시 30분 청호동 갯배매표소에서 ‘아바이마을 갯배’ 진수식을 열고 시승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갯배는 아바이 마을 청호동과 속초 시내로 이어진 중앙동 사이 속초항 앞바다를 이어주는 해상 교통수단이다. 두 쪽에 쇠줄을 매 놓고 사공이 갈고리형 견인 기구로 줄을 당기면서 운항하는 무동력선이다. 승객이 배 견인 체험을 하기도 한다.
해방 뒤엔 주민들이 만든 갯배가 운항하다 속초시가 1998년 갯배를 설치했다. 바다를 둘러 건설된 도로보다 이동 거리·시간이 짧은 데다 바다와 마을 정취를 모두 맛볼 수 있어 인기를 끌었다. 특히 2000년 드라마 <가을동화>에서 은서(송혜교)가 노란 우산을 받쳐 든 채 갯배를 타는 모습이 방영되면서 전국적으로 관심을 끌었다. 2010년에는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2일>에 소개되면서 속초의 명물이 됐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로 2015년 선박안전법이 개정되고 안전 관련 규정이 강화되면서 1998년 제작돼 낡은 갯배의 탑승 인원이 12명으로 제한됐다. 탑승 인원이 줄자 관광객이 몰리는 주말이면 승선을 대기하는 관광객이 장사진을 이루는 등 불편이 계속됐다.
속초시는 지난 7월부터 1억600만원을 들여 새 갯배 건조에 나서 4개월여 만에 32인승 새 배를 선보였다. 갯배 매표 시설 등 주변도 정비했다. 새 갯배는 여름철 새벽 4시 30분~밤 11시 30분, 겨울철 새벽 5시~밤 10시 30분까지 운항하고, 500원이면 탈 수 있다.
김학신 속초시청 해양기획담당은 “갯배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속초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무동력선이다. 하지만 배가 낡은 데다 해마다 이용객이 늘면서 안전 문제가 제기됐다. 새 갯배가 운항하면 이용객 안전과 편의가 크게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