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대학교 학생들이 총학생회장 선거에서 모바일투표를 하려고 접속하고 있다.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 제공
총학생회 임원을 뽑으려고 기표소에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던 대학가의 모습이 사라지고 있다. 투표율이 낮아서 해마다 재투표 위기에 놓이자 대학 총학생회가 모바일투표를 잇달아 도입하고 있다.
부산대 총학생회는 지난 28일부터 시작한 총·부학생회장 선거에 개교 71년 만에 처음 모바일투표를 도입했다. 유권자에게 모바일투표에 응할 것인지를 물은 뒤 수락하면 민간회사가 개발한 모바일투표 프로그램을 보내는 방식이다. 이번 선거에선 전체 유권자 1만9000여명 가운데 1만여명이 모바일투표를 하겠다고 응답했다. 나머지 9000여명은 지난해처럼 교내 기표소에 설치된 컴퓨터를 이용해 투표했다.
학교 쪽은 투표율이 60~70%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11월29~30일 총학생회장 선거에선 기표소 컴퓨터를 이용해 투표했는데 투표율이 51.7%를 기록했다. 총학생회는 내년부터 학교에서 개발한 모바일투표 프로그램을 이용해 선거를 치를 예정이다.
선거관리위원회가 개발한 모바일투표 프로그램을 활용해 선거를 치르는 대학들도 늘고 있다. 부산시선관위는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활용해 어디서든 투표가 가능한 온라인투표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동의대 총학생회가 처음으로 도입했다. 동의대는 지난해 11월23일 동아리연합회 회장 선거에 이어 같은 달 24일 총학생회장 선거를 선관위 모바일투표 프로그램으로 치렀다. 올해는 고신대(15일), 신라대(21일), 동의대(23일)가 선관위 온라인투표서비스를 통해 총학생회장 선거를 치렀다.
이들 대학이 모바일투표를 선호하는 이유는 투표율 때문이다. 실제 고신대는 올해 투표율이 78.1%로 모바일투표를 하지 않았던 지난해 59%에 견줘 19.1%포인트나 올랐다. 동의대는 2015년 53.4%이던 투표율이 모바일투표를 처음 도입한 지난해 78.7%, 올해는 73.8%를 기록했다.
부산시선관위 관계자는 “선관위 모바일투표는 공정하다는 인식이 있고 1명에 400~600원의 저렴한 사용료를 받기 때문에 대학가에서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도입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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