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원내지도부가 29일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호남선 KTX 공동정책협의회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29일 호남고속철도 2단계 사업의 노선이 무안공항을 거쳐 전남 목포에 이르도록 변경하는 안에 합의하고, 내년도 예산안에 이를 반영하기로 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와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호남선 케이티엑스(KTX) 공동정책협의회’를 가진 뒤 기자회견을 열어 이런 합의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합의문에서 “전국의 주요 거점 국제공항은 모두 연계 철도망이 운영되고 있거나 계획 중에 있다”며 “(호남선 KTX 2단계 사업도) 광주 송정에서 무안공항을 경유해 목포에 이르는 노선이 지역균형발전, 충청권과 전북지역에서의 무안공항 접근성 제고 측면에서 가장 적합한 안이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정부가 현재 검토 중인 계획안을 즉각 변경할 것을 촉구한다. 동시에 관련 예산안이 2018년도에 편성될 수 있도록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합의문을 정부에 전달하기로 했다. 정부도 노선 변경에 따른 예산 증액에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의 지지기반인 호남권이 강하게 요구한 사업을 민주당이 적극 수용하고 추진함으로써 내년도 예산 심사 막판 협상에서 일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우린 (국민의당 등에) 여러 가지로 공을 들이며 (예산 통과의) 협조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윤경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따로 논평을 내어 “국민의당이 내년도 예산안 처리에서도, (오늘 발표된) 공동정책협의의 합의 정신을 살려 협치에 나서주기를 부탁한다”고 밝혔다.
전남도는 “사업비가 많이 들어간다는 논리에 밀려 묻혔던 지역균형 발전과 철도·공항 연계 등 목소리가 뒤늦게나마 받아들여져 다행이다. 정부안으로 확정해 지역발전의 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환영했다.
애초 호남선 고속철도 2단계는 2021년까지 광주 송정~나주~목포 노선을 개통한다는 것이 정부안이었다. 하지만 이 안은 서남권 거점공항으로 건설한 무안공항을 경유하지 않았고, 고막원~목포 구간은 기존 노선을 시속 180㎞로 달릴 수 있도록 개량해 개통한다는 내용이어서 주민의 불만을 사왔다. 무안공항을 경유하는 노선으로 변경하면 광주 송정~목포 구간의 소요시간은 애초 계획보다 5~6분 더 늘어나고, 개통시기는 2022~2023년으로 늦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남창규 전남도 도로교통과장은 “정부의 긍정적인 반응을 기대한다. 국토 서남권 주민의 철도와 교통 접근이 쉬워지게 됐다. 지역이 낙후를 벗어날 수 있게 연관산업을 유치하는데도 디딤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송호진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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