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베트남, 코트디부아르, 볼리비아 등에서 온 문화동반자들이 지난 8일 청주아트홀에서 열린 세계전통음악축제에서 국악관현악과 어우러진 협연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충북민예총 제공
세계는 닮았다. 민속 음악의 뿌리는 더욱 그러하다.
충북민예총의 젊은 전통음악인들은 지난 7월부터 몽골, 베트남, 코트디부아르, 볼리비아의 ‘전통 음악 도반’ 8명과 함께하면서 따로 또 같은 민속 음악의 본류를 확인했다. 이들은 ‘문화동반자’ 이름으로 서로의 악기·음악·문화·이야기를 교류하면서 친구가 됐다. 문화동반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아시아·아프리카·중남미 나라의 문화 예술인 등을 초청해 지역 문화 단체와 공동 창작, 연수 등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충북민예총은 2015년부터 몽골·베트남 등의 예술가를 초청해 교류하고 있다.
지난 7월 몽골 울란바토르 시립앙상블 단원 나란퉁갈락·게렐투야·촉빌렉, 베트남 호찌민 국립음악원 딘티투엉후엔·트란틴람, 코트디부아르 국립음악원 다보 다니엘 오포, 술레이만 디아바테, 볼리비아 전통음악인 에릭 라미레스 참비 등 8명이 청주를 찾았다. 모두 나라별 대표 악단의 유능한 연주자이다.
이들은 지난 5개월 동안 국악관현악단 더불어숲 등의 전통음악인 등과 서로의 전통 악기, 민속 음악 등을 교류했다. 모두 장구를 배웠고, 2가지 이상 우리 전통 악기를 익혔다. 또 한국어와 우리 문화를 체험했다.
타악기 ‘젬베’ 주자인 오포, 실로폰의 뿌리인 ‘발라폰’ 연주자인 디아바테, 가야금과 유사한 베트남 악기 ‘단짠’ 주자인 후엔, 볼리비아 기타 ‘차랑고’ 주자 참비 등은 가야금과 피아노를 익혔고, 우리나라 해금과 유사한 몽골 ‘후치르’ 주자인 나란퉁갈락은 해금과 소금을 배웠다. 김창곤 충북민예총 사업팀장은 “20~30대 젊은이지만 저마다 민속 음악을 대표하는 악단의 재능있는 연주자여서 우리 전통 악기와 음악을 이해하는 속도가 매우 빨랐다”고 말했다.
국악관현악단 더불어숲의 나혜경, 아프리카음악연구소 이륜화씨는 발라폰, 놀이마당 울림의 김철준씨는 젬베를 배우는 등 국내 음악인도 그들의 악기 연주법을 틈틈이 익혔다. 몽골에서 온 나란퉁갈락은 “악기가 현대적으로 개량되면서 현악기는 모두 쇠줄로 바뀌었는데 한국엔 아직 명주실 악기가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돌아가면 몽골 전통 악기 복원에 접목하고 싶다”고 말했다.
몽골, 베트남, 코트디부아르, 볼리비아 등에서 온 문화동반자들이 지난 8월 청주예술의전당에서 각국의 전통 악기로 민속음악을 연주하고 있다. 충북민예총 제공
서로의 악기를 익힌 이들은 지난 8월 목포마당페스티벌, 9월 청원생명축제, 충주세계무술축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지난 8일 청주 세계전통음악축제 무대에 올라 박수를 받았다.
이들은 29일 저녁 청주예술의전당에서 국악관현악단 더불어숲 등과 ‘세계 민속 음악 페스티벌’이라는 고별 공연을 했다. 각국 민속음악을 선보였고, 저마다 익힌 우리 악기로 연수기간 동안 창작한 ‘심포니아’를 연주했다. 코트디부아르에서 온 오포는 “한국과 아시아 음악을 잘 몰랐는데 이번 교류를 통해 차이와 함께 공통점도 알게 됐다. 음악적으로 한단계 성장했으며, 더 자주 교류하고 싶다”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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