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선이사 파견으로 활용방안 모색해야”

전주자림학교 내년 2월 폐교 예정
다른 곳으로 전학간 장애아 애로 커
“청산과정서 활용방안 등 모색할 것”

내년 2월 폐교될 전주자림학교. 교사 오아무개씨 제공

전북 전주시 덕진구 동산동에 사는 장애인 학부모 임아무개씨는 완산구 효자동에 위치한 장애인학교에 다니는 초등학생 아들을 위해 9개월 전부터 1간30분 일찍 일어난다. 전학하기 전에는 아이가 10분이면 등교했으나, 지금은 1시간 넘게 스쿨버스를 타야 한다. 이른 등교로 인한 긴장으로 아들은 불면증세까지 보인다. 전학한 또다른 상당수 장애아도 새 학교 적응에 애를 먹고 있다.

장애여학생 성폭행 사건인 이른바 ‘전북판 도가니’ 사건의 해당학교인 전주자림학교가 내년 2월 폐교예정인 가운데, 이곳 학부모와 교사 등이 관선이사 파견으로 이 학교의 새 활용방안 모색을 주장하고 있다.

자림학교 오아무개씨 등 교사 4명은 “서울시 강서구에서는 학교부지에 한방병원 보다 특수학교가 필요하다며 학부모들이 무릎을 꿇는 등 국민에게 애원했다. 서울과 대조적으로 전북교육청은 전주시 덕진구의 유일한 사립특수학교를 폐교하려고만 한다”며 전북교육청의 전향적인 자세를 촉구했다.

이들은 “장애상태가 경증인 학생들은 일반 초·중·고교 특수학급에서 통합교육이 가능하지만, 중증인 학생들은 통합교육이 불가능하다. 교육공공성을 위해 전북교육청 등에서 자림학교에 관선이사 선임절차를 거친다면, 학교는 폐교되지 않고 사립학교 또는 시립·도립학교로 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2월 폐교될 전주자림학교. 교사 오아무개씨 제공

교사 오씨는 “올해 3월부터 자림학교 학생 40여명이 전주시 완산구의 은화학교 등 3곳으로 전학했다. 하지만 과밀학급인데다가 급식공간도 부족해 점심때 줄을 길게 서야 하고, 전학생으로 인해 3곳 학교가 어려움을 겪는다고 전학간 학부모들이 이구동성으로 전한다”고 말했다. 완산구에는 장애학교가 3곳이 있고, 덕진구는 자림학교가 폐교하면 0곳이 된다.

전주시는 “자림복지재단 법인설립허가 취소로 민관대책협의회가 임시이사 선임 등 법인 청산절차를 밟고 있다. (바닥 난방 등) 자림학교 시설이 좋아서 폐교하면 아까운 게 사실이다. 청산과정에서 활용방안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특수교육 차원에서 여러 의견을 수렴하고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림복지재단은 지난 5월 임원해임명령(대법원)에서 패소했고, 지난 6월 법인설립허가 취소관련 소송(1심)에서 졌으나 항소를 포기했다. 재단 8곳 가운데 7곳은 폐쇄됐고, 재학생 2명의 자림학교만 내년 2월 폐교예정이다. 이 재단 생활시설 전 원장 등 2명이 수년간 여성장애인 4명을 성폭행했다가 직원의 고발로 문제화했다.

박임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