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시민’ 없는 시민회관…재단장 후 ‘애물단지’ 됐다

등록 2017-12-04 15:45수정 2017-12-04 20:31

광주시, 39억원들여 야외공연장 등 조성
2015년 이후 대관 실적 저조한데도 방치
시 “청소년 활용 문화 거점 공간 활용 모색”
광주시민회관은 2012~14년 재단장 조성사업을 거쳐 야외공연장 등이 지어졌지만 대관 실적이 저조한 실정이다. 정대하 기자
광주시민회관은 2012~14년 재단장 조성사업을 거쳐 야외공연장 등이 지어졌지만 대관 실적이 저조한 실정이다. 정대하 기자

지난 1일 오후 광주시 남구 구동 광주시민회관 계단엔 노인 7~8명이 앉아 볕을 받고 있었다. 지붕과 삼면이 트인 야외공연장은 썰렁해 보였다. 한 노인은 ‘야외공연장 공연을 보신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무슨 공연? 여기선 공연이 열리지 않는데…”라고 말했다. 야외공연장 옆 전시실이었던 2~4층은 시 산하 푸른도시사업소가 사용 중이었다. 광장엔 자동차 수십여대가 빼곡하게 주차돼 있었다. 광주공원 안 광주시민회관은 1970년대 최고의 공연장이었다. 광주사람이 순수한 기술력으로 지은 최초의 콘크리트 건축물이라고 한다. 시는 건물 노후화로 철거할 처지에 놓인 시민회관이 시민들의 추억이 어린 장소라는 점 등을 고려해 보전하기로 결정했다. 2012~2014년 39억원(국비 6억원)을 투입해 유명 건축가의 작품을 공모로 선정해 재단장에 나섰다. 옥상층이 부실해 위험성이 있는 공연장동은 철거해 야외공연장으로 꾸몄다. 청소년 문화공연 공간으로 활용하자는 취지였다. 실내 소극장과 전시장도 갖췄다.

광주시민회관 야외공연장은 삼면이 트여 있는 열린 구조로 재생돼 조성 당시 관심을 모았지만, 대관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정대하 기자
광주시민회관 야외공연장은 삼면이 트여 있는 열린 구조로 재생돼 조성 당시 관심을 모았지만, 대관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정대하 기자
하지만 노인들이 많이 찾는 휴식처 인근에 청소년 문화공연을 펼쳐 세대간 통합의 문화장소로 탈바꿈시킨다는 구상은 현실화되지 못하고 있다. 시민문화 회관 재개관 첫해인 2015년 대관 실적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지난해 33건 가운데 한 인터넷 방송국의 공연 등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대관 실적은 임방울국악제 경연대회 등 4건에 불과하다. 올해 대관 실적은 지금까지 4건이 전부다. 2015년 말엔 시 산하 푸른도시사업소가 이곳으로 옮겨와 전시실로 조성된 2~4층을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다.

지난 3월 광주시민회관 야외공연장에서 공연이 열리고 있다. 광주시 푸른도시사업소 제공
지난 3월 광주시민회관 야외공연장에서 공연이 열리고 있다. 광주시 푸른도시사업소 제공
‘시민’들이 찾아오지 않는 시민회관에 온기와 열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 임인자 독립기획자 감독은 “어릴 적 영화와 콘서트 공간으로 찾아가 관람했던 추억 어린 공간인데, 리모델링한 공간은 야외의 열린 마당 구조를 살리지 못해 아쉽다”며 “남녀노소 시민들이 많이 찾던 공간으로서의 의미를 회복하려면 그에 맞는 프로그램 조성이 필요하고 하드웨어 설비도 보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재성 시 푸른도시사업소 공원관리담당은 “시교육청 등을 통해 야외공연 무대를 무료로 대관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있다”며 “시 청년정책과 등 유관부서와 협의해 청년들의 거점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