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엄영주(횡성교육지원청 순회보건강사)씨가 4일 오전 강원도교육청 브리핑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강원도교육청의 정규직전환심의위원회가 기만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비판하며 울먹이고 있다.
#1. “연말이 되면 다들 설레고 들뜨지만 순회보건 강사는 마음이 무겁습니다. 1년 계약직이어서 11월 말부터 계약해지를 통보받기 때문입니다. ‘어린 사람이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담당자도 있어 자존심은 바닥을 치고 마음이 졸아붙어요. ‘이 꼴 당하려고 순회보건 강사 했나’ 한탄합니다. 순회보건 강사 23명의 생살여탈권을 쥐고 있는 정규직전환심의위원회가 합리적인 결정을 하길 촉구합니다.” (엄영주 횡성교육지원청 순회보건 강사)
#2. “초단시간 방과 후 행정사는 지난 9년 동안 상시 지속적인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지난 2월 시 지역의 초단시간 방과 후 행정사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것은 강원도교육청이 우리를 상시지속 업무자 임을 인정한 것이죠. 그런데 강원도교육청은 군지역의 작은 학교에 근무하는 방과 후 행정사를 무기계약 전환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연말까지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않으면 작은 학교 방과 후 행정사는 모두 해고돼 길거리로 내몰리게 됩니다.” (박세희 춘천 교동초 초단시간 방과 후 행정사)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전환 계획에 따라 강원도교육청 정규직전환심의위원회가 전환 대상자 결정을 앞둔 가운데 비정규직 노조가 ‘기만적인 심의·허울뿐인 정규직화’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강원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4일 오전 강원도교육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규직전환심의위가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도교육청은 상당수 비정규직 노동자를 전환 대상에서 배제하기로 하고 위원들에게 동의를 강요하고 있다. 회의 자료 등은 비공개하고 당사자 의견 청취도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형음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강원지부장은 “정규직전환심의위는 정부의 기준과 지침을 적극적으로 해석해 더 많은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 비정규직 당사자의 의견을 반영해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
강원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4일 오전 강원도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어 강원도교육청이 진행하고 있는 정규직전환심의위원회가 기만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강원도교육청 관계자는 “직종이 다양하고 대상 노동자 수도 많아 아직 결론을 내지 못했다. 관련 규정 등에 맞춰 심의하고 있으며 정규직전환 규모 등은 심의위 결과가 나오면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원도교육청은 지난 9월 교육청 직원과 노조 관계자, 외부 전문가 등 11명으로 ‘정규직전환심의위원회’를 꾸렸다. 이 위원회가 정규직전환을 심의하는 강원지역 비정규직 노동자는 95개 직종 4132명이다. 애초 고용노동부는 지난 9월까지 정규직전환 여부를 결정하라고 지침을 내렸으나 강원도교육청은 정규직전환 대상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글·사진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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