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의회가 도시철도 2호선 착공식 비용을 전액 삭감했다. 시가 내년 상반기 중 도시철도 2호선의 공사를 시작하려고 우선 착공 구간을 환경영향평가 대상 이하로 줄이는 등의 ‘꼼수행정’(<한겨레>11월28일치 12면)에 제동을 걸기 위한 것이다.
5일 광주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의 말을 종합하면, 전날 도시철도건설본부의 내년도 본예산 심의과정에서 도시철도 2호선 착공식 비용 4000만원을 전액 삭감했다. 홍보비 3000만원도 일괄 삭감됐다. 산건위는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즉 2호선 확정 구간 이외에 또 다른 노선이 필요한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기본계획 전 타당성조사 사업비 3억700만원도 모두 삭감했다.
이에 따라 애초 내년 상반기 중 41.9㎞ 가운데 2.89㎞ 구간에서 치러질 예정이었던 착공식은 일단 제동이 걸렸다. 시는 내년 6월 지방선거 전에 도시철도 2호선 공사를 시작하려고 운천저수지 인근 쌍촌동~월드컵 경기장에 이르는 2.89 구간의 공사를 우선 착공할 방침이었다. 시는 애초 4.5㎞ 구간에서 우선 착공하기로 했다가 환경영향평가법(22조)에 길이 4㎞이상이면 환경영향평가 대상이 된다는 점을 고려해 2.89㎞로 슬그머니 축소했다.
환경단체 등 시민단체에서도 “시민공론화가 필요하다. 환경영향평가가 끝난 뒤에 공사를 착공해도 늦지 않다”고 시의 ‘꼼수 행정’을 비판해 왔다. 도시철도 2호선 1단계 구간의 환경영향평가가 내년 6~8월께 환경부에 협의를 요청해 12월 말께 완료된다. 전문가들은 “우선 착공 구간엔 운천저수지가 있어 저수지의 지하수 움직임에 따라 구조물이 취약해지지 않는지 등 안전성과 연동해 소규모 환경영향평가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해왔다.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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