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광주, 강진~해남으로 나뉜 광주~완도 고속도로 노선도 전남도청 제공
내년 예산에 강진~광주 고속도로 건설비가 늘어나자 국민의 당이 ‘호남 구애’에 적극적으로 나선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전남도는 6일 국회를 통과한 내년 예산을 분석해 보니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를 경유하는 강진~광주 고속도로 사업비가 1968억원으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여야 막판 협상에서 늘어난 사회기반시설 사업비 중 증액 규모가 가장 컸다.
도는 지난 8월 이 고속도로 사업비로 3000억원을 요구했으나, 정부 예산안에는 455억원만 반영됐다. 이후 국회의 상임위 심사 때 513억원이 늘었고, 의결 직전 최종 담판에서 1000억원이 추가됐다. 두 차례 증액에 따라 사업비는 애초 요구액의 15.1%에서 65.6%로 늘어났다.
이는 정부·여당이 국민의 당의 의견을 수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민의 당은 이 사업비를 사회기반시설 ‘호남 홀대’의 본보기라며 증액을 줄기차게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전통적 지지기반이었고 대선에서 개혁성향이 강했던 지역의 숙원인 만큼 이를 상당부분 받아들였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 당은 호남의 도로망을 늘리고, 소속 의원들의 지역구를 챙기는 등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얻었다. 이 고속도로의 노선은 천정배·장병완·손금주·박준영·황주홍 등 국민의 당 의원 5명의 지역구를 통과한다.
이 고속도로는 2023년까지 1조5346억원을 들여 광주시 서구 벽진동∼전남 강진군 성전면 51.1㎞ 구간에 4차로로 개통될 예정이다. 지난 2015년부터 3년 동안 해마다 657억원을 들였고, 2019년 이후 5년 동안 1조1407억원이 필요하다.
이 고속도로는 지난 99년부터 광주~완도 고속도로로 계획됐지만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제동이 걸렸다. 2014년에야 타당성 재조사가 이뤄져 강진~광주 1단계, 강진~해남 2단계로 나누는 변경안이 만들어졌다. 강진~광주 구간은 당시 비용편익지수 0.87, 계층분석지수 0.509로 기준을 만족해 사업이 본격화했다. 도로공사는 지난해 10월까지 실시설계를 마치고, 지난 9월 7개 공구의 시공사를 선정해 착공했다. 전남도 도로교통과 양시봉씨는 “나주 혁신도시를 통과하는 이 고속도로가 뚫리면 농산물의 수송이 쉬워지고 관광객의 발길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 강진~해남 37.5㎞ 구간도 연계해 추진하려 한다”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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