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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지기 여성 생매장 살해 이유 ‘가족 비밀 알려질까봐’

등록 2017-12-07 11:40수정 2017-12-07 17:24

이혼 위해 자신의 남편과 부적절한 관계 유도
경찰, 살인 혐의로 50대 모자 검찰에 송치
경찰이 지난달 29일 오전 강원도 철원군의 한 농지에서 생매장돼 숨진 ㅊ아무개(49·여)씨를 주검을 수습하고 있다. 경기도 분당경찰서 제공 동영상 캡쳐
경찰이 지난달 29일 오전 강원도 철원군의 한 농지에서 생매장돼 숨진 ㅊ아무개(49·여)씨를 주검을 수습하고 있다. 경기도 분당경찰서 제공 동영상 캡쳐
10년 넘게 알고 지낸 40대 여성을 산 채로 땅에 묻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이아무개(55·여)씨와 아들 박아무개(25)씨는, 숨진 여성이 가족의 비밀을 주변에 알릴 것을 우려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애초 이씨 모자는 ‘(피해 여성이)억울하게 절도 누명을 씌워 앙심을 품고 살해했다’는 취지로 진술했었다.

경기도 분당경찰서는 7일 살인 등 혐의로 구속한 이씨 모자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 7월14일 오후 3시20분께 강원도 철원군 소재 이씨의 남편 박아무개(62·사망)씨 집에서 900여m 떨어진 한 텃밭에 수면제를 먹고 잠든 ㅊ아무개(49·여)씨를 생매장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ㅊ씨가 성남시 모란시장에 장이 열리면 오는 것을 알고 있던 이들은 범행 당일 아침부터 ㅊ씨를 기다렸다가 차에 태웠다. 이어 ㅊ씨에게 수면제를 섞은 커피를 건네 잠들게 한 뒤 범행을 했다.

이씨는 지난달 28일 체포됐을 당시 경찰에서 “ㅊ씨의 부탁을 받고 ㅊ씨의 동거남 집에서 물건을 가져다줬더니 ㅊ씨가 발뺌해서 나를 절도범으로 몰았다”라고 범행 동기를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 수사 결과, 이씨는 지난해 6월 ㅊ씨의 동거남 집에서 100만원 상당이 든 저금통과 옷, 생활용품 등을 훔쳐 나오다 들통나자, 자신의 죄를 덮기 위해 ㅊ씨에게 거짓 진술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를 들어주지 않자 앙심을 품은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씨는 남편과 이혼하고 재산을 나누려고 ㅊ씨를 이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씨는 지난해 봄 의도적으로 ㅊ씨를 남편에게 소개해 준 뒤 이들 둘이 부적절한 관계를 맺도록 해 이혼사유로 이용하려고 했다. 하지만, 남편이 이를 알아채 이혼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이와 함께 이씨는 또 지난해 5~6월 A씨 명의로 아들 박씨의 중고차를 사려고 했으나, ㅊ씨가 거절하자 앙심을 품고 있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평소 친하게 지내며 자신이 돌봐준 ㅊ씨가 자기 뜻대로 행동하지 않자 점차 화를 내던 차에 올해 들어 범행을 결심했다. ㅊ씨가 올해 초 동거남 등 주변에 자신이 의도적으로 남편을 소개해준 일 등을 얘기한 사실을 알게 되자 아들과 범행 일주일 전 범행 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한편, 이씨의 남편 박씨는 ㅊ씨 살해에 가담한 혐의로 지난달 28일 경찰의 압수수색이 시작되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들의 범행은 지난 8월10일 ㅊ씨가 연락이 안 된다는 경기도 성남시 사회복지사의 신고로 경찰 수사가 진행돼 밝혀졌다. 성남/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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