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2.89㎞ 우선 착공구간 사업비 36억원 편성
시 “환경영향평가위원회 보고서 제출해 자문”
전문가 “해당 구간 지반 안전성 점검 철저해야”
시 “환경영향평가위원회 보고서 제출해 자문”
전문가 “해당 구간 지반 안전성 점검 철저해야”
광주시가 환경영향평가 보고서와 자문만으로 도시철도 2호선 1단계(17.6㎞) 사업의 일부 구간 공사를 우선 착공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시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무리하게 공사를 시작하려고 환경·안전성 평가마저 소홀히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1일 광주시 도시철도건설본부 쪽 말을 종합하면, 시는 내년 6월 말 이전에 월드컵 경기장~쌍촌동 구간에 이르는 2.89㎞ 공사를 시작한다. 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가 지난 4일 내년 본예산 심의 과정에서 도시철도 2호선 착공식 비용 4000만원과 홍보비 3000만원을 일괄 삭감했지만, 2.89㎞ 구간 사업비 36억원은 삭감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는 구간 2.89㎞에 대해 1구간 환경영향평가 용역업체의 평가 보고서를 받은 뒤 시 환경영향평가위원회의 자문을 거쳐 우선 착공에 들어갈 방침이다. 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가 “착공식 예산 삭감을 통해 환경·안전성에 유의하라”고 이 사업에 ‘상징적’으로 제동을 걸었는데도 개의치 않겠다는 태도다. 시 도시철도건설본부 쪽은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을 상대로 설득하고 있지만 내년 상반기 우선 착공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의 이런 방침에 ‘꼼수’를 부린다는 비판이 나온다. 도시철도건설본부는 4㎞ 이상 사업 구간이 환경영향평가 대상이 된다는 점을 피하려고 2.89㎞로 줄였다는 지적(<한겨레>11월28일치 12면)이 나온 뒤 2.89㎞ 구간의 환경영향평가 보고서와 ‘자문’으로 대체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란 개별사업의 편의성을 위해 주요 항목만 발췌해 환경 피해 저감 대책을 마련하는 것을 말한다. 시는 애초 우선 착공구간을 4.5㎞로 계획했다가 2.89㎞로 축소한 사실을 시의회에 보고조차 하지 않았다. 도시철도 2호선 공사는 환경영향평가(2018년 12월)와 실시설계(2019년 1월)가 끝난 뒤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성기 조선대 교수(환경공학과)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는 2~3달이면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가 없다”며 “2.89㎞ 구간의 환경영향평가 자문을 받기 위한 보고서를 작성할 때 소음·분진 문제 뿐 아니라 ‘싱크홀’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지반 안전성 등 주요 항목을 집중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택 시의회 산건위원장은 “예결위에서 잘 판단하겠지만, 착공식 예산을 다시 살리자고 예결위가 문의해와도 이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는 2조579억원의 사업비(시비 40% 부담)를 들여 2025년까지 도시철도 2호선(41.9㎞)을 건설할 방침이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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