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광교 SK건설 공사장에 화재가 발생해 소방관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성탄절인 25일 오후 2시46분께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광교새도시 에스케이(SK) 건설 주상복합건물 공사현장에서 불이 나 1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쳤다. 불은 2시간30여분 만인 오후 5시23분께 진화됐다. 짙은 연기에 놀라 대피한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충북 제천 화재 참사 나흘 만에 또 큰 불이 났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화재가 발생한 건물은 지상 41층, 지하5층 규모의 주상복합건물로 현재 14층까지 공사가 끝난 상태다. 소방청은 지하 2층에서 용단(불꽃을 이용한 절단) 작업 중 불티가 불에 타는 물질에 옮겨붙어 화재가 난 것으로 추정했다. 이 불로 이아무개(30)씨가 숨지고 또 불을 끄던 소방관 2명이 얼굴과 양손에 화상을 입었고 노동자 12명이 연기 흡입 등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이 이날 확보한 목격자 진술 등을 보면, 불은 지하 2층에서 노동자 3명이 용단작업을 하다 발생했고 현장 노동자들이 자체 진화를 하려다 실패한 뒤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이 건설현장에는 7개 업체, 122명의 노동자가 작업을 하고 있었으며 대부분은 연기를 확인하고 곧바로 대피했다. 노동자 10명은 밖으로 빠져나오는데 실패하자 공사가 끝난 14층 옥상으로 대피한 뒤 헬기와 구조대에 의해 가까스로 구조됐다.
소방당국은 대응 2단계를 발령해 9개 소방서에서 헬기 6대와 펌프차 10대 등 장비 57대와 소방관 120명을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대응 2단계는 인접한 6∼9곳의 소방서에서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으로, 화재 규모에 따라 대응 3단계로 확대된다. 이날 소방차는 물론 소방헬기까지 인근 원천 유원지에서 물을 싣고와 뿌렸지만 불길이 워낙 거세 큰불을 잡는 데에만 3시간 가까이 걸려 이날 오후 5시23분께 진화가 완료됐다. 경기재난안전본부 관계자는 “초반 소방력을 집중했고 종합지휘센터에서 현장 상황 영상과 공사 관계자 등을 통해 주변에 엘피지 통을 비롯한 위험물질이 많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현장 진압대에 알려 화재 확대를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불이 나면서 검은 연기가 주변을 뒤덮자 인근 아파트 주민 일부가 긴급대피하기도 했다. 한 주민은 “창문 전체를 시꺼먼 연기가 뒤덮어 전쟁이라도 난 줄 알았다”며 “제천에서 난 불로 많은 사람이 죽었는데, 또 이렇게 큰불이 나면 불안해서 살 수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이날 광교 화재 현장을 찾아 “제천 화재 참사가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광교 화재로 사망자가 발생하고 인명피해까지 생겨 안타깝다. 재발 방지 등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하 2층에서 용단작업 작업자들이 안전규정을 준수했는지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경만 남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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