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시의 대표적 유림이자 문화기부자인 봉암 이경무 선생의 장례식이 지난 22일 일산서구 대화동 고양문화원 일대에서 열렸다. 고양시 제공
지난 19일 별세한 경기도 고양지역의 대표적 유림이자 문화기부자로 꼽히는 봉암 이경무 선생의 장례식이 22일 일산서구 대화동 고양문화원 앞마당에서 열렸다. 고양문화원장으로 치러진 영결식에는 방규동 고양문화원장과 김우규 고양상여회다지소리보존회장, 이영찬 고양향교 전교를 비롯해 많은 시민들이 선생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봤다.
영결식은 올해 경기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고양김감역상여와 고양상여회다지소리의 전통 상례의식으로 진행됐다. 고양지역의 명창 최장규 들소리보존회장이 상여 위에서 상여소리를 했고, 김우규 고양상여회다지소리보존회장이 장례의식을 총괄했다. 특히 이날 사용된 상여는 상여를 메는 상두꾼만 40명이 필요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화려한 상여로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선생이 운영한 봉암서원의 제자 50여 명이 만장을 앞세우고 상여 행렬을 인도했다.
행렬의 맨 앞에서 명정깃발을 들고 장례의식에 참여한 정동일 고양시 역사문화재 전문위원은 “고양의 큰 유림 장례절차에 걸맞게 발인, 상여, 방상씨, 명정, 운아, 요여 등이 등장하고 화려한 상여가 상여소리에 맞춰 운구되는 보기드문 의식이었다. 근래 들어 지역에서 가장 큰 장례행렬이었고 앞으로도 이런 광경은 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1924년 고양군 벽제면에서 태어난 이경무 선생은 자수성가해 번 돈으로 고양시에 55억원 상당을 기부한 지역의 대표적 유림으로 향년 94살로 별세했다. 그는 2006년 고양문화원 건립을 위해 50억원 상당의 삼송택지개발지구의 땅을 기부해 2011년 전통한옥으로 고양문화원을 짓도록 도왔다. 또 2001년엔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5억원의 성금을 기부하는 등 통 큰 나눔을 베풀어 왔다.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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