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70주년을 맞아 4·3 유적지 정비가 대대적으로 이뤄진다.
제주도는 올해 ‘4·3 70주년 제주방문의 해’를 맞아 탐방객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4·3유적지를 평화와 인권 교육의 장으로 알리기 위해 대대적으로 정비한다고 2일 밝혔다. 4·3유적지는 학살터와 수용소, 주둔소, 당시 토벌대의 방화 등으로 사라진 마을 등이다.
주요 정비사업을 보면, 서귀포시 대정읍 섯알오름 등 4·3 주요 유적지 18곳 가운데 정비가 필요한 유적지를 가려 사업비 4억원을 들여 관람로와 진입로 정비, 안내 표지판 설치 등의 사업을 벌인다. 학살터였던 제주시 조천읍 북촌리 너븐숭이(7689㎡)는 토지매입과 기념관 등을 정비하며, 섯알오름(1만3223㎡)도 토지매입과 위령탑, 진입로 등을 정비한다. 4·3 당시 초토화돼 ‘잃어버린 마을’로 불리는 제주시 화북 곤을동(7981㎡)에는 다리와 편의시설 등을 설치한다. 가시리와 토산리 등 표선지역 주민이 희생된 표선 한모살(1만3223㎡)에는 기념관을 건립하고 편의시설 등을 갖추게 된다.
제주 제주시 조천읍 북촌리 너븐숭이4·3기념관과 <순이삼촌> 표석.
또 4·3 당시 도민 수용소로 활용된 제주시 건입동 옛 주정공장 터(5272㎡)와 전략촌이었던 조천읍 선흘리 낙선동 4·3 성터(1만1979㎡) 등을 주요 정비 지역으로 삼아 정비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관덕정과 오라리 방화사건 현장에는 기념 조형물 등을 설치하게 된다.
아직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4·3 유적지 100여곳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이미 조사된 4·3 유적지 598곳의 보존상태 등 실태조사를 벌인다.
제주4·3 유적지는 최근 수년 동안 개발 바람으로 상당수 훼손되고 있다. 실제 4·3 당시 마을이 잿더미로 변해 사라진 서귀포시 영남마을은 방앗돌과 돌담, 돗통시 등 옛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었으나, 지금은 숙박업소 등이 인근에 들어서면서 사실상 이런 모습을 찾기 어렵다. 서귀포시 녹하지악 주둔소는 골프장 안에 포함돼 일반인의 접근이 어렵고, 안덕면 동광리 삼밭구석이나 무등이왓 등도 주변 개발로 원형이 훼손되고 있다.
유종성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4·3 70주년 제주방문의 해를 맞아 4·3 유적지를 찾는 도민과 관광객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앞으로 유적지 보존위원회 운영을 활성화해 체계적인 유적지 정비·관리 시스템을 마련해 4·3 유적지의 접근성을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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