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교육청에서 혁신학교 정책을 펼쳤던 과장과 교장, 장학사 등이 대거 교육부로 자리를 옮겼다. 교육부가 전국에 혁신학교를 보급하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정작 경기도 교육청은 경험있는 인재들이 모두 교육부로 가면 경기도 혁신학교는 누가 운영하느냐는 난감한 표정이다.
2일 경기도 교육청의 말을 종합하면, 올해 1월부터 안순억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정책연구담당 과장이 교육부 홍보담당관으로, 안선영 시흥교육지원청 장학사가 교육부 학교혁신지원실의 혁신학교 담당 장학사로 자리를 옮겼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이중현 남양주 조안초등학교 교장이 혁신교육을 총괄하는 교육부 학교혁신지원실장으로, 송호연 경기도 교육청 장학사가 교육부 지방교육자치지원단 연구관으로, 경기도 교육청 정책기획관실 김성천 장학사가 교육부 정책보좌관실로 각각 옮겨갔다.
이들은 김상곤 현 교육부총리가 초대 민선 경기도 교육감으로 당선된 지난 2009년 이후 경기도의 혁신학교 정책을 주도해온 이들이다. 혁신학교는 학급당 인원을 25명 이하로 적게 하고, 교육 과정 운영의 자율성을 갖는 학교다. 김상곤 교육부총리가 경기도 교육감 재임 당시 처음 도입해 서울형 혁신학교 등 전국으로 퍼졌다.
이 과정에서 이중현 실장은 혁신학교인 조현초 교장에 이어 경기도 교육청 학교혁신과 장학관을 지냈고 송호연 장학사도 학교혁신과 장학사로 혁신학교를 뿌리내리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안순억 홍보담당관은 경기도 교육청 대변인실에서 일했고, 안선영 장학사는 시흥교육지원청에서 교육혁신지구 일을 맡아왔다.
앞서 지난 7월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의 ‘싱크 탱크’로 불린 이홍영 경기도 교육청 정책기획관도 전국의 초·중·고교 교육을 담당하는 청와대 사회수석실 교육담당 행정관으로 임용돼 자리를 옮겼다.
경기도 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혁신학교와 관련해 이론과 실천을 갖춘 분들이 줄줄이 교육부로 옮겨갔다”며 난감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교육부 관계자는 “조직 개편에 따라 전국 각 시·도 교육청의 좋은 분들을 쓰는 것이다. 교육부는 일선 혁신학교에 대해 행정·재정적 지원은 하되 직접 간섭하지는 않는다”고 해명했다.
홍용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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