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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엄마들의 연극 공연, 왜 무산됐을까

등록 2018-01-03 16:38수정 2018-01-04 09:40

4·16가족극단, ‘노란리본’ 공연 오는 9일 결정했으나
교사들 “갑자기 할 수 없게 돼…이유는 알 수 없어”
유족들 “4년이나 지났어도 학교는 하나도 안 변해”
학교 “일부 교사들이 너무 서두르다 일 꼬여” 해명
세월호 참사 희생 학생들의 어머니들로 꾸려진 극단 ‘노란리본’의 연극 공연 장면. 이들은 9일 처음으로 자식들이 다니던 단원고에서 공연을 계획했으나, 학교 쪽에 내부사정이 있다는 이유로 공연이 돌연 취소됐다.  4·16가족극단 노란리본 제공
세월호 참사 희생 학생들의 어머니들로 꾸려진 극단 ‘노란리본’의 연극 공연 장면. 이들은 9일 처음으로 자식들이 다니던 단원고에서 공연을 계획했으나, 학교 쪽에 내부사정이 있다는 이유로 공연이 돌연 취소됐다. 4·16가족극단 노란리본 제공
“그래도 내 자식이 다니던 학교인데, 매정함에 서러움이 북받칩니다.”

2014년 4월16일 ‘별이 된 아이들’ 엄마들이 경기도 안산 단원고 체육관에서 막을 올리려던 연극 공연이 갑자기 무산됐다. 단원고 체육관은 세월호 참사 당일 날벼락 같은 소식을 듣고 모여든 부모들이 발을 구르다 결국 가슴을 쳤던 바로 그 장소다.

4·16가족극단 노란리본의 말을 들어보면, 이들은 애초 9일 단원고 체육관에서 연극 <이웃에 살고 이웃에 죽고>를 공연하기로 했다. 노란리본은 2015년 10월 연극 치유모임으로 만들어졌다가 2016년 3월 정식 극단이 됐다. 희생학생 어머니 7명과 생존학생 어머니 1명 등 8명이 단원으로 활동 중이다.

노란리본은 지난달 28일 “수능을 마친 3학년을 위해 공연을 해달라”는 단원고 교사들 제안을 받고 숱한 고민을 했다. 아직도 가슴에 묻지 못한 자식의 체취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단원고가 공연 장소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엄마들은 “내 아이 후배들에게 세월호 참사를 다시 한번 기억할 기회를 주자”고 의견을 모은 뒤 공연하기로 했다. 이후 단원고 공연을 앞둔 엄마들은 긴장 속에 연습을 해왔다. 이 공연에 깊은 의미를 둔 4·16가족협의회는 단원고에 공연이 정말 가능한지 확인해달라는 공문까지 보냈다.

그러나 공연은 할 수 없게 됐다. 단원고는 2일 극단에 “공연중단 이유는 밝힐 수 없다”고 통보했다. 교사들은 “아래로부터 변화를 시도했지만, 소통이 안 되는 상황이 일어났다. 유가족에게 죄송하다”고 전했다. 교사들 말을 종합하면, 단원고 교장과 교감에게 공연 계획이 알려진 뒤 이유를 알 수 없이 공연할 수 없게 됐다.

소식을 전해 들은 유가족들은 “단원고에서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 “4년이 다 되도록 변한 게 없다”며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다. 김태현 민예총 안산지부장은 “마음 아프게 결정해준 어머니들께 뭐라고 위로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 학교 태도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단원고 교감은 “문화체험 행사는 학급별로 하는 거여서 내용을 전혀 알지 못했다. 공연을 못 하게 막지는 않았다. 다만 공연을 추진한 교사들이 너무 서두르다 일이 꼬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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