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 않는다 엄마와 말다툼끝 방화”
어젯밤 고양서…주민 16명 연기 흡입 피해
어젯밤 고양서…주민 16명 연기 흡입 피해
7일 오후 8시57분께 경기도 고양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나 50대 남성이 숨지고 이웃 주민들이 연기 흡입 피해를 입었다.
경기 일산서부경찰서는 8일 현주건조물방화치사혐의로 대학생 이아무개(20)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이씨는 전날 오후 8시57분께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가좌동 아파트 1층 자신의 집에서 고의로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화재로 이씨의 아버지(54)가 숨지고, 2층에 사는 주민 5명이 베란다를 통해 밖으로 뛰어내려 대피했다. 대피 과정에서 2층 주민(51·여)이 가볍게 다쳤고, 이웃 주민 16명이 연기 흡입 피해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집 안에 있던 이씨의 중학생 동생(15)은 불이 나자 밖으로 대피했고, 어머니(51)는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됐다.
사건은 대학교를 휴학 중인 아들이 아르바이트와 관련해 부모와 말다툼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휴학 중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저녁을 먹다가 엄마와 말다툼을 했다. 내가 그린 그림 종이를 엄마가 찢자 화가 나 라이터로 불을 붙여 안방 침대 쪽에 불붙은 종이를 던졌다”며 범행을 시인했다.
경찰은 이씨가 던진 불이 전기장판에 옮겨붙자 이씨의 아버지가 통에 물을 담아와 불을 끄려고 시도했다가 정전이 된 뒤 불이 거실 등으로 번져 대피하지 못하고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현장 감식을 벌였다. 경찰은 현주건조물방화치사 혐의 등으로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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