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구 대평동 ‘깡깡이마을’ 수리조선소 모습. 깡깡이마을 예술사업단 제공
부산 영도구 대평동에는 이른바 ‘깡깡이마을’이 있다. 본래 포구였는데, 일제 강점기인 1912년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조선소 다나카 조선소가 이곳에 들어섰다. 이후 이 마을은 수리 조선업으로 유명해졌다. 배를 수리하기 전 배 밖에 붙은 조개를 떼어내고 페인트와 녹을 벗겨내는 망치 소리에서 '깡깡이마을'로 불렸다. 근대 조선산업의 근거지, 수리 조선산업의 출발지로 역사문화자원과 근대산업유산을 간직한 곳이다. 현재 8개의 수리조선소와 260여곳의 선박 수리공장 등이 모여 있다.
수리 조선업과 원양어업 등의 호황으로 사람이 몰렸던 이 마을은 조선업 불황에 따른 수리조선소 이전 등으로 쇠퇴했다. 사람이 줄어들고 슬럼화가 진행됐다. 부산시는 2015년 예술 상상마을 조성사업의 두 번째 대상지로 깡깡이마을을 선정했다. 이 사업은 낙후된 마을을 예술과 문화를 매개로 부활시키는 문화예술형 도시재생 프로젝트로, 첫 번째 대상지가 감천문화마을이다. 깡깡이 마을에는 지난해부터 시비 등 35억원을 들여 예술 상상마을 조성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깡깡이마을 예술사업단은 이 마을의 100년 삶을 고스란히 담은 책 <깡깡이마을 생활백서>(가칭)를 이르면 오는 3월 발간할 예정이다. 사업단은 깡깡이마을을 알리기 위해 이 마을의 역사와 주민들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온 마을 이야기를 담아 책으로 발간했다. 지난해 3월엔 <깡깡이마을 100년의 울림-역사>를, 같은 해 10월엔 <깡깡이마을 100년의 울림-산업>을 각각 책으로 냈다.
이번에 발간하는 생활백서는 깡깡이마을 교양서 마지막 시리즈다. 100여년에 달하는 마을 역사와 이야기가 여러 주민의 사연을 중심으로 소개된다. 이 마을을 배경으로 한 영화와 드라마 이야기도 흥미를 돋운다. 마을 구석구석 둘러볼 수 있는 설명글과 깡깡이마을 관련 작품들도 소개한다. 사업단의 한 관계자는 “한 마을을 주제로 시리즈 책자가 발행되는 경우가 드물다. 이 3권의 책을 통해 깡깡이마을이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