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안 시키고 평정점수 낮게 매겨 해고까지 파주시 “인사평정은 예술단 운영 위한 시스템”
경기도 파주시 시립예술단이 출산과 육아휴직, 노동조합 가입 단원들에게 임금 삭감과 징계, 해고 등 부당 대우를 되풀이하고 있다. 또 근로계약이나 내규, 조례 등을 바꿀 때마다 단원들과 협의 없이 일방 통보해 ‘갑질 계약’이란 비판도 받고 있다. 8일 파주시와 시립예술단의 설명을 들어보면, 파주시는 2015년 해고됐다가 행정소송을 통해 복직한 3명 가운데 이진영(36) 노조위원장을 지난해 말 또다시 해고했다. 파주시립예술단은 지난 2015년 인사 평정 점수가 기준에 못 미쳤다며 단원 5명을 해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 가운데 3명을 부당해고로 인정해 복직시키도록 했다. 부당해고가 잇따르자 단원들은 지난해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이 위원장은 “공연 때 감점받을 만한 부분이 없었는데도 실기 평가에서 최하 등급을 받았다. 평정이 인사권자 재량에 크게 좌우돼 출산·육아휴직·노조가입 등을 한 사람은 불이익을 받는다”고 말했다. 2009년 입단한 이 위원장은 2015년 10월 출산 직후 실시된 인사 평정 뒤 해고됐다. 노조는 이 위원장의 평정 근거와 전체 단원의 평정 점수를 공개하라고 시에 요구했다. 시립예술단은 지난해 노조가 출범하자 조합원들에게 공연 기회를 주지 않기도 했다. 한 단원은 “단장의 전횡이 심각해 노조에 가입했는데 곧바로 공연에서 제외돼 출연 수당을 못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지난해 12월엔 2018년 활동할 단원에 대한 위촉 계약을 하면서 ‘직무상 명령에 복종하고, 어떠한 처벌을 감수하겠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요구했다가 ‘갑질 계약서’ 논란이 일자 취소하기도 했다. 파주시립예술단은 상임 단원 15명과 주 9시간 근무하는 비상임 단원 31명 등 46명으로 이뤄졌다. 단원들은 인사 평정을 통해 1~2년 단위로 계약한다. 비상임 단원은 기본급 105만원에 공연 1회당 8만~10만원의 수당을 받는다. 이에 파주시 관계자는 “실기와 근무 태도를 평가하는 인사 평정은 예술단을 운영하기 위한 최소한의 시스템이다. 본인이 열심히만 하면 점수 미달로 탈락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파주시 시립예술단이 2016년 7월 공연을 하고 있다. 파주시 시립예술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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