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시가 빗물을 재활용하기 위해 시행하는 빗물저금통 모습. 전주시 제공
빗물을 탄소여과장치로 걸러 깨끗하게 만든 뒤 텃밭·화단을 가꾸고, 빨래도 하는 시범마을이 전주에 들어선다.
전북 전주시는 올해 국비 1억5000만원 등 모두 3억원을 들여 주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빗물이용 시범마을을 전국에서 처음으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빗물이용 시범마을은 단독주택 마을단위로 집적화한 빗물이용시설 등을 구축하고, 빗물을 재이용해 경제적 비용을 줄이는 등 환경적 가치를 실현하는 마을이다.
시는 이를 위해 해당 시범마을에 가구당 2t 규모의 빗물저금통을 30개 설치하고, 저금통에 넘쳐 담지 못하는 빗물이 도시 아스팔트를 타고 우수관으로 흐르지 않고 지하에 스며들 수 있도록 가정빗물 저류시설을 구비하며, 여과기능이 탁월한 탄소여과장치(가로 35㎝×세로 25㎝×높이 18㎝)를 갖춰 텃밭·화단을 가꿀 수 있게 빗물 재활용을 유도할 방침이다.
시는 공동체사업을 추진한 경험이 있는데다, 이 사업취지를 잘 이해해 참여의지가 높은 곳을 시범마을로 선정할 계획이다. 시범마을은 “가정에서 떨어지는 빗물은 가정에서 처리한다”를 기본방향으로 ‘가정빗물 유출 제로화’ 협약을 체결한다. 다음달 심사가 이뤄지고 주민설명회도 열린다. 실시설계를 거쳐 4월에 착공하고 7월에 준공할 계획이다.
가정빗물 유출 제로화 시설 개념도. 전주시 제공
전주시는 2010년부터 2017년까지 8년 동안 모두 136곳, 저장용량 1850t 규모의 빗물저금통 설치를 지원했다. 지난해 지도점검 결과, 전체시설의 89%가 빗물을 잘 활용하는 등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파악했다. 시는 빗물이용시설 현황과 유지·관리를 맡는 정보관리시스템 구축했고, 이 시스템을 통해 빗물을 재활용하는 시민들에게 지난해 7월부터 상하수도 요금을 30%씩 감면해주고 있다.
그 결과 시는 2016~2017년 2년 연속 환경부의 빗물자원화 정책분야 우수사례로 선정됐고, 환경부로부터 국비를 지원받아 빗물이용 시범마을 조성에 나설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권혁신 시 맑은물사업본부장은 “지역주민과 함께 빗물이용 마을공동체를 만들고, 도심열섬 등 기후변화 대응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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