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전남 나주시 공산면 한 종오리 농장에서 방역당국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남지역의 조류인플루엔자(AI)가 최초 발생지인 영암을 중심으로 점차 먼 거리까지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남도는 10일 장흥군 회진면 회진리 육용 오리 농장에서 H5형 에이아이 항원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도는 지난 9일 이 농가 오리를 출하하기 전 사전검사에서 항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 농가는 제이디팜 계열사로 오리 1만4500마리를 기르고 있다. 정밀검사로 고병원성인지를 판정하는 데는 2~3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장흥은 오리 사육 농가가 많고, 종오리 농가에 오리를 대는 원종오리 농장이 있는 곳이다.
방역당국은 이날 오후 2시부터 24시간 동안 전남 장흥·강진·순천·보성·담양·곡성·영광 등 7개 시·군 농가 3356곳과 전국 제이디팜 계열사 94곳에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발령했다. 해당 농가의 오리를 모두 매몰했고, 반경 3㎞ 안에 있는 다른 농가 2곳의 오리 3만7000마리도 예방적 살처분 한다.
올해 겨울 들어 전국 농가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에이아이는 모두 12건이다. 이 가운데 75%인 9건이 전남에서 발생했다. 시·군별로는 영산강, 영산호, 영암호 등 철새 도래지가 많은 영암이 4건으로 가장 많고 나주 2건, 고흥 2건, 강진 1건 차례였다. 이번에는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던 장흥 회진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돼 걱정이 커졌다.
전남에선 지난해 12월10일 영암 신북에서 처음으로 고병원성 H5N6형 에이아이가 확진된 뒤 연말을 거치면서 농가 발생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농가의 수심이 깊다.
도 쪽은 “발생 원인이 야생 철새인지 수평 전파인지 확실하지 않다. 오리 사육 두수가 많은 것도 불리한 조건이다. 확산을 막기 위해 발생 농가의 방역대 설정과 철새 도래지 주변 소독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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