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전북연구원이 만들었던 ‘전라북도 야간관광 활성화방안 보고서’가 제주연구원이 2008년에 연구한 보고서 ‘제주지역 야간관광 활성화방안’을 상당부분 베껴 표절 의혹이 일고 있다.
8년 전 전북연구원이 내놓은 전북지역 관광화 활성화방안 보고서가 제주지역 보고서를 표절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10일 전북연구원과 익명 제보자 등의 말을 종합하면, 2010년 전북연구원이 만든 ‘전라북도 야간관광 활성화방안 보고서(전주시를 중심으로)’가 제주연구원이 2008년에 연구한 보고서 ‘제주지역 야간관광 활성화방안’(연구자 정승훈 등)을 상당 부분 그대로 베끼는 등 표절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표절 의혹은 지난 3일 익명 제보자가 “문헌을 검색하는 과정에서 표절 의혹이 심각한 연구윤리 위반사례가 있어 신고한다. 연구윤리 위반사항 게시, 사과문 발표, 연구윤리 위반자의 보직해임을 1월8일까지 이행해달라”고 요구하면서 불거졌다.
보고서를 보면, 서론과 함께 도시의 정책을 결정하는 중요한 정책제안(6장) 부분 등에서 내용이 같은 단락이 상당수 나온다. 예컨대 제주연구원 91쪽에는 “일정공간을 관광복합테마 공간으로 조성하여, 공연, 쇼핑, 먹거리, 조형물, 다채로운 이벤트 등이 어우러질 수 있는 대표적인 야간관광명소로 육성할 필요가 있음”으로 나온다. 반면 전북연구원 95쪽에는 “일(전)공간을 관광복합테마 공간으로 조성하여, 공연, 쇼핑, 먹거리, 조형물, 다채로운 이벤트 등이 어우러질 수 있는 대표적인 야간관광명소로 육성할 필요가 있음”으로 나와 오타(전)를 빼고 단어 배열 등 내용이 같다.
전체 보고서에서 표절내용은 무려 42단락을 차지하고 있으며, 심지어 정책제안 분야 단락에서 유사율이 100%에 이르기도 한다. 제주도 정책을 벤치마킹 수준을 벗어나 베끼기 한 셈이다.
이 보고서는 2014년 12월에 실시된 특별감사 대상에 들어갔지만 별다른 문제를 밝히지 못했다. 당시 연구원은 논문표절 의혹 등으로 감사가 이뤄졌고 이 과정에서 7명이 연구원을 떠났다. 하지만 해당 보고서는 별다른 지적없이 넘어간 것이다.
전북연구원은 “논문표절 검증 프로그램인 ‘카피킬러’ 확인 결과, 유사율이 5%로 국책연구원 및 전국시도연구원 유사율 10~15% 보다 경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사람이 개입하지 않은 기계적인 확인작업 결과인 만큼 자체 예비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세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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