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울산만 관문 방어에 중요 구실을 했던 ‘화정 천내봉수대’(울산시기념물 제14호)의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지정이 추진된다.
울산시는 16일 화정 천내봉수대 관리단체인 동구로부터 천내봉수대의 사적 지정 신청을 받아 절차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적 지정 여부는 전문가 실태조사와 시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문화재청에 사적 지정을 신청하면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울산 동구 화정동 해발 120m 봉화산 정상에 있는 천내봉수대는 조선시대 때 울산만 남서쪽 건너편 가리산(현재 남구 남화동 봉대산으로 추정)에서 봉수를 받아 북쪽 남목동 봉대산 주전봉수대로 연결해주는, 울산만 관문을 중심으로 한 동해안 국경 방위의 거점이 됐던 곳으로 평가받는다. 천내봉수대는 당시 경상좌도 지역 방어를 책임진 육군 최고사령부 격인 경상좌병영과 지역 행정을 맡았던 울산도호부 관내에서 한눈에 울산만 연안을 조망하는 천혜의 요지에 설치됐다. 조선시대 봉수 역사와 전통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는 군사통신유적으로 평가받는다.
천내봉수대는 연대 기저부만 남아 있는 상태였으나 2016년 복원정비 종합정비계획을 세운 뒤 지난해 발굴조사를 벌여 연대와 호, 방호벽, 구, 건물지 등 유구가 확인돼 봉수대의 전체 구조가 파악됐다. 또 발굴조사를 통해 조선 후기 유적뿐 아니라 조선 전기의 초축 유구도 확인돼 시대적인 변화상을 살펴볼 수 있고, 천내봉수대에 배치된 봉수군의 근무 여건과 생활상 등도 추정할 수 있게 됐다.
울산시 문화예술과 담당자는 “조선시대 관방통신시설로서 역사·군사·학술적으로 가치가 있어 충분히 국가 사적으로 지정할 만 하다는 것이 전문가 의견”이라고 말했다. 신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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