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희양 친아버지 고아무개씨가 지난해 12월30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받으러 가기 전에 전주덕진경찰서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전북경찰청 제공
야산에 매장된 고준희(5)양이 “외부 충격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가 나왔다.
전주지검과 전북지방경찰청은 국과수가 정식 부검 감정서를 경찰에 전달해 준희양이 외부 충격으로 숨졌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17일 밝혔다. 준희양 몸통 뒤쪽 갈비뼈 3개가 부러진 사실과 여러 차례 외부 압력이 가해진 정황 등을 근거로 들었다. 시신에서 항히스타민제 등 약물 성분도 검출됐으나, 사망과 직접 관련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과 경찰은 부검 결과를 토대로 친아버지 고아무개(37)씨와 내연녀 이아무개(36)씨의 폭행 때문에 준희양이 숨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시간이 많이 지나서 시신 부패 정도가 심해 사인을 명확히 말할 수는 없지만, 부검 결과를 보면 외부 압력 정황이 많아 부모 학대로 준희양이 숨졌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검찰은 고씨 등에게 적용된 아동학대치사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외력에 의해 갈비뼈가 부러졌다는 소견이 나온 만큼 혐의 입증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친부 고씨와 내연녀 이씨는 여전히 “준희를 때린 적은 있지만 죽이지는 않았다”고 계속 주장하고 있다.
친부 고씨는 지난해 4월 초순 갑상샘 기능 장애가 있는 준희양 발목을 여러 차례 밟아 몸을 가누기 힘든 상황에 빠트리고도 방치한 뒤 숨지자, 같은 달 27일 오전 2시께 내연녀의 모친인 김아무개(62)씨와 함께 고씨 선산이 있는 군산의 야산에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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