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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잠든 작은 방에 불 질렀다”…검찰 ‘방화’ 결론

등록 2018-01-29 13:04수정 2018-01-29 20:45

광주지검, 29일 광주 삼남매 화재 사망사건 수사 결과 발표
담뱃불로 합성솜 이불 착화 불가능…실화→방화로 혐의 변경
광주 삼남매 화재 사망 사건의 피의자 ㅈ씨가 지난달 31일 새벽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있는 모습. 광주북부경찰서 제공
광주 삼남매 화재 사망 사건의 피의자 ㅈ씨가 지난달 31일 새벽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있는 모습. 광주북부경찰서 제공
광주광역시에서 발생했던 화재로 숨진 삼남매는 엄마가 고의로 낸 불에 의해 희생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엄마의 부주의로 난 화재라는 경찰 수사 결과와 달리 ‘방화 사건’으로 결론을 내렸다.

광주지검은 자녀들이 잠자고 있던 방에 불을 내 삼남매를 숨지게 한 혐의(현주건조물방화치사)로 정아무개(23)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정씨는 지난달 31일 새벽 2시26분께 광주시 북구 두암동 아파트 11층 자신의 집에서 4살·2살 아들, 15개월 딸 등 세 남매가 자고 있던 방에 불을 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아이들이 자고 있던 작은방 쪽 출입문 문턱에서 불이 시작돼 방 내부를 모두 태운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경찰이 정씨가 거실에 있던 이불에 담뱃불을 비벼 끄려다 불이 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한 것과 다른 것이다.

검찰은 “작은방 밖엔 그을음 외 직접적인 발화 흔적이 없었다”는 점을 방화의 주된 근거로 들었다. 또 “담뱃불로는 합성 솜 재질의 이불에 불이 붙을 수 없다”는 점도 밝혀냈다. 무엇보다 검찰 수사 결과, “스타킹이 타 발생하는 탄화흔과 피고인 얼굴에 복사열 등에 의한 화상이 없었다”는 점도 드러났다. 라이터도 정씨 집 곳곳에서 발견됐다고 한다. 경찰은 정씨의 라이터가 거실 가스레인지 선반에서 발견됐다는 점 등을 들어 ‘실화’로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검찰은 “정씨가 당시 (아이들이 자고 있던) 작은 방이 아니라 거실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라이터 등으로 이불 등에 불을 직접 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디지털 포렌식 수사를 통해 정씨의 사회적관계망 서비스 대화 내용 등을 복원했다. 정씨는 화재 당일 남편 등에게 화재를 암시하는 메시지를 보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정씨는 화재 발생 사흘 전 친구에게 ‘자녀들을 보육원에 보내고 새 인생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검찰은 “생계비 마련을 위한 인테넷 물품사기 범행과 관련해 변제와 환불독촉을 받는 상황에서 방화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지난 8일 “담뱃불을 이불에 끄려다 불이 난 것 같다”는 정씨의 자백과 현장감식·부검 등을 통해 확보된 증거를 토대로 중과실 치사·중실화 혐의로 정씨를 검찰에 넘겼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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