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해 '중재' 입장인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오른쪽)과 주승용 의원이 지난달 29일 국회 본청에서 또 다른 중재파 박주선 국민의당 의원과 회동을 가진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송경화 기자
바른정당과 통합을 앞둔 국민의당 소속 광역의원들이 ‘각자도생’의 길을 선택하고 있다. 특히 5인 중재파에서 ‘합당파’로 돌아선 현역 국회의원들의 지역구 소속 지역 정치인들은 세 갈래의 선택 앞에서 고민하고 있다.
광주시의회 시의원 22명 중 민주당 의원은 12명, 국민의당 의원은 9명, 민중연합당 의원은 1명이다. 국민의당 소속 시의원들은 현역 의원들이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으로 나뉘면서 정치적 행보를 달리하고 있다. 국민의당 소속 광주시의원 9명 중 6명은 지난달 아침을 함께 하면서 “각자도생하자”는 데 합의했다고 한다.
세 갈래의 정치적 선택 중 첫째는 ‘결별형’이다. 중재파에서 합당파로 방향을 튼 김동철 의원의 지역구인 광산갑 소속 이정현·문태환 시의원은 현역 의원과 다른 독자적 결정을 할 것으로 보인다. 문태환 시의원은 “(합당 지지는) 우리가 전혀 예상치 못한 결정이어서 당황스러웠다. 김 의원에게 이러한 지역 민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정현 시의원도 “처신하기가 조심스럽다. 거취와 관련해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광주시의회 국민의당 원내대표인 김민종 시의원도 탈당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당 합류파인 광산을 권은희 국회의원과 다른 길을 선택하는 셈이다. 김 의원은 지난해 8월 국민의당에 입당했다가 또다시 당적을 변경할 처지에 놓였다. 김 의원 쪽은 “지역 민심을 받아들여 합당 발표 전에 탈당할 생각이다. 다만 민주평화당에 입당할 것인지, 무소속에 남을 것인지는 향후에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둘째는 ‘동행형’이다. 권은희 국회의원의 지역구 소속인 김옥자 시의원은 국민의당 잔류와 미래당 합류를 선택했다. 김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으로 정치를 시작했다. 동서화합 차원에서 크게 보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당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셋째는 ‘고심형’이다. 기초의원 등 일부는 아직 정치적 진로를 명확하게 정하지 못하고 숙고하고 있다. 중재파에서 합당파로 옮겨 탄 박주선 의원의 지역구 소속인 김성환 동구청장이 국민의당 잔류와 탈당 여부를 두고 어떤 정치적 선택을 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구청장은 “구정 활동에 매진하고 있고 (정치적) 진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원칙론적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치평론가는 “호남의 유권자들이 선거 때 정치적으로 밀어줬던 정당이 기대에 못 미치면 곧바로 지지를 거둬들이는 경향을 보인다. 6월 지방선거에서도 유권자들의 선택에 따라 지역 정치인들의 희비가 교차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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