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가 3년전에 서울시 성북구 동선동 성북구청앞에 건립한 6층건물의 재경구미학숙. 이곳에는 서울지역 대학에 다니는 구미출신 학생 110여명이 생활한다. 구미시는 한달 방값으로 시중의 30%선인 15만원을 받는다. 구미시 제공
서울에서 대학교에 다니는 대구경북 출신 학생들의 기숙사인 ‘재경대경학숙’건립이 사실상 무산됐다.
경북도는 7일 “올해 초 예산에 5억원을 반영해놨다. 이 돈으로 경북도와 대구시가 재경대경학숙을 언제쯤, 어디에 지을지 등 타당성조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북도는 앞으로 3년동안 대구시와 공동으로 455억원을 모아 대학생 400여명이 생활할 수 있는 기숙사를 서울시내 역세권 등지에 건립하는 계획을 세웠다. 조흥구 경북도 인재개발정책관은 “경북도에서 용역비까지 마련했지만 대구시에서 반대하는 바람에 사실상 무산됐다. 경북도 단독으로 서울에 학숙을 지을지, 장기간 기다리더라도 대구시와 함께 건립할것인지를 곧 결정해야 할 형편에 놓였다.”고 말했다.
재경대경학숙은 2011년부터 추진해왔지만 진척을 보지 못했다. 대구시 북구 산격동에서 안동으로 경북도청을 옮긴 뒤 지난해 5월부터 다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했지만 대구시에서 “장기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해와 중단됐다. 대구시는 “경북대학교와 계명대학교 등 대구지역 대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을 위해 대구시 중구에 기숙사를 짓고 있다. 서울에는 나중에 기숙사를 짓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대구와 경북지역에서 서울지역 대학에 진학한 학생은 2015년 5150명, 2016년 5362명, 2017년 5573명 등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중 대구와 경북지역의 학생수는 각각 절반씩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미, 포항, 영천, 문경, 군위, 청송, 영양, 영덕, 고령 등 경북지역 기초자치단체 9곳에서 자체적으로 서울에 학숙을 운영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광역자치단체 가운데는 경기, 전남·광주, 전북, 충북, 강원, 제주, 경남 등 8곳에서 학숙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내에서 원룸 등의 한달 방값은 40만∼50만원이지만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학숙은 한달에 15만원씩을 받아 서민층 대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되면서 경쟁률이 치열하다.
구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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