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 현대중공업 노사 교섭 상견례 모습. 당시 백형록 노조위원장과 권오갑 사장(중앙 왼쪽부터)의 악수로 교섭이 시작됐는데, 1년9개월 지나 잠정합의에 이르는 동안 노조 집행부와 회사 경영진이 모두 바뀌는 변화를 겪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 제공
현대중공업 노사가 1년9개월 끌어온 2016년과 2017년 2년치 교섭이 가까스로 타결수순에 들어갔다.
현대중 노사는 8일 자정께 2016년과 2017년 2년치 임금·단체협약에 2차 잠정합의를 했다. 노사는 애초 지난달 5일 잠정합의를 했으나 9일 노조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투표자의 52.58% 반대로 부결돼 다시 한 달 가까이 추가교섭을 벌인 끝에 가까스로 2차 잠정합의에 이르게 됐다.
이번 잠정합의에선 1차 잠정합의 때 부족했던 성과금을 보완하기 위해 올해 유상증자 지원금으로 근속별 배정에 따른 1년치 이자비용을 현금으로 지급하고, 사내근로복지기금 30억을 개인별로 분할해 지급하는 안이 추가됐다. 또 단체협약에서 1차 잠정합의 때 논란이 됐던 유연근무제 삭제와 고용안정과 임금체계 개선을 위한 티에프(TF) 구성, 해고자(1명) 복직 등도 합의했다. 노사가 앞서 1차 잠정합의한 주 내용은 기본급 동결, 성과금 230%(16년)+97%(17년) 지급, 노사화합 격려금 연 100%+150만원 지급, 단체협약 중 신규 채용 때 종업원 자녀 우대조항과 정년퇴직자 자녀 우선 채용 조항 삭제 등이다. 노조는 8일 대의원과 조합원을 상대로 각각 2차 잠정합의안에 대한 설명회를 거친 뒤 9일 다시 2차 잠정합의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벌일 예정이다.
이번 현대중 노사 교섭은 2016년 5월 임금·단체협약 교섭으로 시작했으나 회사 쪽의 구조조정 추진으로 난항을 겪으며 해를 넘기고도 타결짓지 못한 채 장기화했다. 지난해 7월부터는 2016년과 2017년 교섭을 병합해 진행했으나, 4월 회사 쪽이 현대중공업 1개 법인을 중공업·일렉트릭·건설기계·로보틱스 등 4개 법인으로 분할하면서 분할된 사업장의 잠정합의가 더욱 미뤄지게 됐다. 교섭이 난항을 겪으며 장기화하는 사이 지난해 5~9월 당시 김진석 노조 수석부지부장이 임·단협 해결과 구조조정 중단을 요구하며 울산시의회 의사당 옥상에 올라가 119일 동안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신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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