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 서문 책판과 몸의 장기를 그린 신형장부도 인쇄본.
전북 전주한옥마을에 위치한 완판본문화관이 올해 조선시대 생활과 관련한 완판본 서책을 선보이고 있다.
완판본문화관을 맡아 운영하는 대장경문화학교는 올해 전주의 기록문화유산 완판본을 관객의 입장에서 기획·구성해 관람의 문턱을 낮추고자 ‘조선시대 생활 속, 전주 책 완판본’을 주제로 상설전시를 8월까지 연다고 8일 밝혔다.
조선시대 전주는 전라감영 인쇄문화의 영향으로 사간본(민간이 대가없이 간행)과 방각본(민간이 영리목적으로 간행) 책이 발간돼 조선후기 가장 왕성한 출판문화를 가진 도시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라감영에서 간행한 한의학 서적 <동의보감>의 신형장부도(몸의 장기를 그린 그림) 복각 인쇄본, 관찰사의 살인사건 지침서인 <증수무원록언해>에 수록된 신체모형의 인쇄본 등을 선보인다.
또 민간 출판업자인 서포(책방)에서 발간해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완판본 한글 고전소설, 편지쓰기 방법, 장례와 제사의 절차, 생활백과용 도서, 사서삼경, 의서 등에 대한 완판본 서책도 전시한다. 전라감영 발간한 완영본과 민간에서 찍은 방각본의 차이를 비교하면서 조선시대 생활문화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완판본문화관이 입춘인 지난 4일 입춘첩 무료행사를 벌였다. 이 행사를 위해 제작한 목판본으로 찍은 입춘첩 인쇄본.
지난해 대장경문화학교는 전시관내 각수(장인)의 전통판각 시연, ‘완판본 제작과정 이야기전’, ‘전주 책 완판본, 목판본·필사본 비교전’, 심청전 목판 복각 기념 특별전 ‘100년만에 핀꽃, 완판본 심청전’ 등을 기획했다. 안준영 관장은 “조선시대 생활 속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던 서책을 모아 지식과 정보를 나누는 중요한 구실을 했던 완판본을 살펴보도록 기획했다. 목판과 한지가 만나 완성되는 목판인쇄술은 나눔의 문화”라고 말했다.
완판본은 전주(완산)에서 발간한 옛 책과 그 판본을 말한다. 완판본은 16세기 후반부터 우리나라 출판문화를 보급하는데 큰 몫을 담당했는데 주로 중앙관서나 감영, 향교, 서원 등이 책의 간행을 주관했다. 상업적인 판매를 위한 완판 방각본은 전국적인 보급망을 갖춰 서울의 경판본과 경쟁할 정도였다고 한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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