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15일 내고장상품 애용운동을 독려하는 행사가 열었다. 행사 참가자들이 한국지엠차 구매 촉구 결의를 다지고 행진하고 있다. 군산상공회의소 제공
한국지엠(GM) 군산공장이 또 가동을 중단해 지역경제에 빨간불이 커졌다. 전북도와 군산시는 한국지엠 군산공장이 지난 8일부터 이달 말까지 완성차 조립공정 가동이 일시 중단됐고, 극히 일부 가동하던 디젤엔진 공장도 사실상 문을 닫은 상태라고 12일 밝혔다. 군산공장은 정상 때라면 중소형 승용차 크루즈와 다목적차량 올란도를 연간 26만대 생산할 수 있지만 지난해부터 가동률이 20%대로 떨어졌다. 최근에는 1주일에 2~3일 조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지엠 군산공장 쪽은 구조조정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군산공장을 살리기 위해 적극 노력한 군산시와 전북도한테도 함구하고 있는 형편이다. 지난해 7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전면 가동 중단에 이어, 지엠 군산공장 위기가 겹치면서 지역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군산상공회의소 온승조 기업지원팀장은 “생산라인에서 볼트 등을 조립하는 자동차 생산직은 용접 등을 하는 기능인이 많은 조선소와 다르다. 조선소에서는 울산과 거제 등 다른 조선소로 일거리를 찾아 옮길 수 있지만, 자동차는 특수한 기술이 없는 생산직 노동자들이 다른 곳으로 취업 전환하기 어렵다. 이들은 20년 이상 군산에서 살았는데 실직해서 쏟아져 나오면 지역경제에 치명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6년 도급업체 직원 400명을 포함해 군산공장 정규직이 2600명 가량 있었지만 지금은 1500명 정도만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700명이 이동하거나 구조조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에 이어, 한국지엠 군산공장마저 가동 중단하면 군산지역 총생산액의 15.7% 감소로 지역경제에 파란이 예상된다. 지엠 군산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예상 실직자는 협력업체 인원을 포함해 1만3천명 가량으로 추산된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중단에 따른 실적 5천명의 2.6배에 해당해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전북도 성종율 산업진흥과장은 “지방정부가 한계가 있는 만큼 중앙정부와 함께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산에 있는 자동차융합기술원 이성수 원장은 “1996년 군산에 들어온 자동차공장이 지역 제조업의 4분의 1을 담당할 만큼 커졌고 중요하다. 이제 여건상 현실적인 돌파구를 찾지 못한다면 친환경 전기차 또는 자율차 등으로 극복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