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가 21일 모듈트랜스포터에 실려 부두의 수직 방향에서 평행 방향으로 옮겨졌다. 연합뉴스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가 직립 작업을 위해 방향을 90도 틀었다.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는 21일 세월호 선체 직립에 동원할 해상크레인이 작업하기 쉽도록 세월호 선체를 부두 수직 방향에서 평행 방향으로 옮기는 작업을 마쳤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11일 육상에 거치된 지 316일 만의 이동이다.
새 위치는 부두 안쪽으로 60m 떨어진 지점이다. 이 지점에선 1만t급 해상크레인의 작업팔(붐대)이 선체와 61도를 이뤄 가장 큰 힘을 낼 수 있다.
용역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은 이날 길이 148m, 무게 8400t인 선체를 시속 1~1.2㎞의 느린 속도로 누적거리 1.5㎞를 이동시켰다. 이동 작업에는 용량 30t짜리 모듈트랜스포터 364축이 동원됐다. 모듈트랜스포터는 선체를 50㎝까지 들어올린 뒤 여러 차례 조금씩 움직이는 방법으로 애초 위치에서 90도 회전시켰다.
이상균 현대삼호중공업 부사장은 “주요 공정의 3단계 중 1단계를 마쳤다. 선체 보강과 자재 반입이 순조로워 계획보다 직립 공정이 빨라질 수도 있다. 선체가 훼손된 상태이기 때문에 보강과 고박에 신경을 쓰겠다”고 말했다. 유경근 4·16 세월호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도 “첫 공정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다행스럽다. 여태껏 접근할 수 없었던 구역의 미수습자 수색과 선체조사에 조금 더 가까워졌다”고 반겼다.
평행 거치가 끝나면서 남은 공정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오는 26일 보강 구조물 제작을 시작해, 3월12일 이를 활용한 선체 보강에 들어간다. 4월10일에는 선저 부분에 받침대 33개를 설치하고, 5월31일 1만t급 해상크레인 ‘에이치디(HD)-10000호’를 동원해 좌현으로 누워있는 선체를 똑바로 세우는 작업을 펼치기로 했다.
애초 세월호가 놓였던 자리에는 이동식 소형 울타리를 설치해 유류품을 수거하고 정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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