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다목적구장에서 시민 15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북한응원단이 공연을 진행했다. 사진은 공연을 관람하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
“우리는 하나, 동포 여러분 반갑습니다.”
23일 오후 북한응원단의 공연이 진행된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다목적구장은 평화와 통일의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반갑습니다>로 공연을 시작한 북한응원단은 <아리랑>, <고향의 봄>, <까치까치설날은> 등의 노래를 연이어 연주했다.
응원단의 공연 소식에 이곳을 찾은 1500여명은 곡이 끝날 때마다 ‘우리는 하나다’, ‘멋있다’, ‘잘한다’, ‘예쁘다’ 등의 추임새를 넣으며 한반도 기와 손을 흔들었다.
오영철 북한응원단장은 “우리 응원단을 초청해 준 인제군에 뜨거운 동포애로 인사를 드린다. 인제는 처음이지만 낯설지 않다. 백두대간 줄기로 이어진 한 핏줄 동족이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 우리가 준비한 소박한 공연이 통일을 부르는 대합창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에는 북한 기자단도 이곳저곳 바삐 움직이며 북한응원단의 공연에 환호하는 시민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준비한 공연이 끝나고 이순선 인제군수가 북한응원단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23일 오후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다목적구장에서 시민 15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북한응원단이 공연을 진행했다. 사진은 공연을 관람하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
이날 공연은 대회 기간 따뜻한 마음을 보내 준 인제군민을 위해 북한응원단이 마련한 자리다. 인제군은 지난 14일 설날을 맞아 북한응원단이 머무는 인제스피디움을 찾아 남쪽에서 설을 맞이하는 북측 응원단을 위해 떡국용 떡 등 지역특산물을 전달한 바 있다. 또 인제군은 지역 곳곳에 북한응원단을 환영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어린아이를 등에 업고 공연을 보러 온 박주현(32·여·인제)씨는 “모든 국민이 남과 북이 하나가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 앞으로도 북한과 교류할 이런 기회가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해다. 강원대 4학년에 재학 중인 김설훈군도 “70년 넘게 분단의 아픔이 계속되고 있다. 전쟁의 위기와 긴장을 해소하기 위해 화해하고 교류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23일 오후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다목적구장에서 시민 15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북한응원단이 공연을 진행했다. 사진은 공연을 관람하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
북한응원단 229명은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을 비롯해 평창겨울올림픽에 참가하는 북쪽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지난 7일 방남했다.
한편, 이날 공연이 끝난 뒤에 자신을 북한으로 보내달라고 요구해온 북한이탈주민 김련희(49)씨가 예술단 쪽으로 달려들었다. 그는 ‘손이라도 잡게 해달라’고 외치며 저항했지만 경비인력 등이 곧장 달려들어 제지했다. 인제/글·사진 박수혁 기자
ps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