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포지구 특혜의혹과 관련해 ‘나도 참여했으니 고발하라’는 운동에 동참한 박성주 여수시민협 정책국장 여수 돌산상포지구 시민대책준비위원회
주철현 전남 여수시장이 상포지구 특혜의혹을 제기한 시민단체 회원을 고소한 데 반발해 여수지역에서 ‘나도 고발하라’는 운동이 퍼지고 있다.
여수 돌산상포지구 시민대책준비위원회(이하 시민대책위)는 26일 “주철현 시장이 상포지구 특혜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던 자신의 5촌 조카사위 2명이 잠적했는데도 부끄러움을 느끼기는커녕 오히려 문제를 제기한 시민을 고소해 공분을 사고 있다”고 밝혔다.
시민대책위는 “시장이 시민을 고소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화가 난 시민들이 ‘나도 참여했으니 고발하라’는 손팻말을 들고 사진을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는 여수판 미투 운동을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운동은 역사학자 주철희, 작가 진현종씨 등 시민단체 회원들을 중심으로 시작돼 점차 지역사회로 번지고 있다.
시민대책위는 또 이달 안에 시민광고를 언론에 싣는 방법으로 상포지구 특혜의혹의 철저한 검찰 수사를 촉구하기로 했다. 이 광고의 비용은 자발적인 시민참여자를 모집해 마련한다. 이날까지 광고비 1만원 이상을 내기로 약속한 시민 500여명이 동참했다. 검찰총장한테 보내는 공개탄원서 형식의 광고문안은 27~28일 시민 다수의 의견을 들어 작성한다.
시민대책위는 이어 주 시장을 수사 대상에 넣는 것을 주저하고 있는 여수시의회에도 분발을 요구했다. 여수시의회는 지난 5일 상포지구 실태파악특위에서 주 시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지만, 지난 12일 열린 본회의에서는 절차상 흠결이 있다는 이유로 고발을 보류했다. 시의회는 3월5일 운영위원회를 열어 이 안건의 의결 시기를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미투 운동에 동참한 여수의 작가이자 번역가인 진현종씨 여수 돌산상포지구 시민대책준비위원회
박성주 시민대책위 활동가는 “시장이 불리한 여론을 틀어막으려고 고소를 남발하고 있다. 민심을 거스르면 오히려 역풍을 맞게 된다”고 경고했다.
앞서 주 시장은 지난 14일 정치개혁여수시민행동 회원 한창진(63)씨를 공직선거법 위반과 명예훼손 등 혐의로 여수경찰서에 고소했다. 주 시장은 “한씨가 블로그와 정보지, 사회관계망서비스 등지에 ‘시장의 5촌 조카사위가 운영하는 개발업체가 상포지구의 소유권을 이전받아 수백억 원의 시세차익을 얻도록 특혜를 주었다’는 허위의 사실을 유포했다”고 주장했다. 주 시장은 “한씨가 2014년 여수시장 출마경력이 있고, 임의단체 2곳의 대표를 맡고 있다. 시민단체를 빙자한 일부 정치세력의 시정 음해와 흑색선전이 도를 넘어 결단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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