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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서도 ‘미투’…“극단 ‘명태’ 최경성 대표에 성추행 당해”

등록 2018-02-26 16:26수정 2018-02-26 20:49

8년 전 대천의 모텔에서 발생
그동안 사과요구했으나 못받아
최 전 대표 “진심으로 사죄·반성”
연극배우 송원씨가 26일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흘리자 선배 권지인씨가 눈물을 닦아주고 있다. 박임근 기자
연극배우 송원씨가 26일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흘리자 선배 권지인씨가 눈물을 닦아주고 있다. 박임근 기자
연극계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이 전북권으로 확산했다.

12년차 여배우 송원(31)씨는 자신이 소속했던 전북지역 유명 극단 ‘명태’ 최경성(50) 전 대표의 성추행을 고발했다. 송씨는 26일 오후 전북경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8년 전 자신이 겪었던 기억을 고발하고 사과와 처벌을 요구했다.

지금도 연극활동을 하는 송씨는 “성추행 사건은 단원을 모집하기 위해 만든 대학 뮤지컬 동아리 엠티(MT)에서 일어났다. 최 대표는 2010년 1월 대천으로 엠티를 떠나는 당일 집으로 나를 데리러 왔고 추행은 차 안에서부터 시작됐다. 궁금하지도 않은 자신 여자친구와 이별 이야기를 하며 손을 주무르고 핸드폰을 만지는 척 하면서 수차례 허벅지를 더듬었다”고 주장했다.

2006년에 극단 명태에 입단한 송씨는 23살의 초보자였다. 숙소에 짐을 푼 최 전 대표는 극단문제 상의를 명목으로 둘만의 식사자리를 송씨에게 요구했다. 성적 농담을 여러차례 하더니, 저녁식사뒤 그를 집에 데려다주겠다던 최 전 대표는 태도를 바꿨다고 했다.

송씨는 “최 전 대표가 모텔에서 극단 얘기를 더 하자며 팔을 강하게 붙잡아 빠져나갈 수가 없었다. 모텔에 들어간 뒤 침대에 눕더니 자신의 옆자리를 손으로 두드리며 ‘여기서 자라’고 했다. 최 대표 얼굴이 내 쪽으로 가까워져 오자 강하게 저항했고 어떻게든 이곳을 빠져나가야 한다는 생각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고 설명했다.

26일 오후 전북지방경찰청에서 연극배우 송원씨가 극단 전 대표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기자회견문을 읽으며 울고 있다. 박임근 기자
26일 오후 전북지방경찰청에서 연극배우 송원씨가 극단 전 대표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기자회견문을 읽으며 울고 있다. 박임근 기자
송씨는 “이후 집안사정을 핑계로 극단을 탈퇴했는데, 최 전 대표는 ‘남자관계가 복잡하다’는 이유로 나를 내쫓았다고 소문냈다. 다른 단원으로부터 ‘네가 대표를 꼬신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은 적도 있다”고 토로했다. 송씨는 “지금으로부터 8년이 지났지만, 최 대표는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고, 최근에는 평창겨울올림픽 성화봉송까지 했다. 당연한 사과를 요구하는데 이렇게 많은 시간과 용기가 필요한 현실이 비참할 뿐”이라고 말했다.

송씨는 “이전에도 끊임없이 사과를 요구했지만, 받지 못했고, 주변에서도 침묵했다. 아마 미투운동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제 얘기를 들으러 지금처럼 많은 사람이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씨는 이날 고소장을 내려했으나, 공소시효가 지나 접수되지 않았다.

최 전 대표는 “저로인해 상처받은 분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변명하지 않겠으며 그일을 가볍게 생각했던 저의 무지를 후회하고 반성한다. 꼭 당사자에게 직접 사과를 구하겠고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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