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11월 화재로 소실된 사랑채 전경. 경주/연합뉴스
1970년 불탄 35평 복원키로…교촌 한옥마을 조성 ‘주춧돌’
경북 경주시 최부잣집 종택(중요민속자료 27호·사진)의 사랑채와 별당 등이 복원돼 30여년만에 고택의 원형을 되찾게 됐다.
경주시는 사업비 10억원을 투입해 1970년 11월 화재로 소실된 최부잣집안 사랑채와 별당 등의 복원공사에 착수했다. 29일 교동 69번지 최부잣집 앞에서 고유제(기공식)를 갖는다. 이는 2007년까지 계속될 교촌 한옥마을 조성계획의 첫번째 사업이다. 시는 내년 5월까지 5억원을 들여 35평 규모의 사랑채를 복원한다. 내년에는 사업비 5억원으로 별당과 문간채, 방앗간 등의 복원공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최씨 종택 사랑채 터에는 화강암으로 만든 주춧돌 20여개가 남아 있으며 이들 주춧돌은 200년전 신라 왕경 건물 터에 있던 유서깊은 돌로 알려졌다. 최부잣집은 애초 99칸의 큰 규모였으나 해방 이후 줄어들어 현재 대지 1천여 평에 건물 5동만 들어서 있다.
1600년대 초반부터 광복 직후까지 영남 최고의 만석꾼이던 최씨 부잣집은 “과거를 보되 진사 이상은 하지 말며, 재산도 만석 이상을 모으지 말고, 과객을 후하게 대접하고, 흉년기에는 땅을 사지 말며, 사방 백리 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도록 하라”는 가훈을 실천했다. 정당하게 부를 축적하고 그 부를 적절히 사회에 돌려 지금까지 한국판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전형으로 서민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한편, 경주역사문화도시 조성 사업에는 앞으로 30년간 3조3천억원이 투자되는데, 우선 2009년까지 3500억원을 투자해 황룡사·월정교 복원과 월성 발굴 등을 추진하게 된다. 이번에 복원이 추진되는 교촌 마을은 신라천년의 왕궁 유적인 요석궁과 조선시대의 유적이 분포돼 있는 지역이다.
경주/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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