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에서 소와 말의 가축방목을 위해 방목지에 불을 놓았던 목축문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해 마련한 제주들불축제가 1~4일 제주시 애월읍 새별오름 일대에서 열린다. 제주시 제공
올해로 21번째 맞는 ‘제주들불축제’가 1~4일 제주시 애월읍 평화로 주변 새별오름 일대에서 열린다. 소나 말의 건강한 방목을 위해 들판의 해묵은 풀을 없애고,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해충을 없애기 위해 불을 놓아 들판을 태웠던 제주의 목축문화를 현대식으로 해석한 관광문화축제다.
‘들불의 소원, 하늘에 오르다’를 주제로 한 이번 들불축제는 1일 ‘소원의 불씨, 마중하는 날’에는 제주시 삼성혈에서 들불불씨 채화제례 및 봉송 퍼레이드가 있고, 2일 ‘들불의 소원, 꿈꾸는 날’엔 제주들불축제의 역사를 알리는 유래비 고유제 및 제막식, 축산인들이 한해의 풍요로운 목축활동을 기원하는 마조제, 듬돌들기, 초가의 띠를 만드는 집줄놓기 등의 행사와 희망 달집 만들기 등이 있다. 3일은 ‘들불의 소원, 하늘에 오르는 날’로 정해 오후 7시께부터 들불축제의 절정인 오름불놓기 행사가 진행된다. 마상마예공연과 세계문화 교류특별공연 등도 펼쳐진다. 마지막 날인 4일에는 ‘들불의 행복, 함께 하는 날’로 풍물경연대회와 각종 경연대회 등이 열린다.
체험행사도 다채롭게 마련된다. 축제캐릭터 만들기, 대형 부럼 깨기, 제주 말총 공예 마을, 짚 공예품 만들기, 전통 아궁이 체험, 소원길 소원지 달기 및 걷기, 추억의 가족놀이 등이 있다. 제주시와 교류하고 있는 중국과 일본, 미국 등 3개국 7개 도시 95명, 국내 13개 도시 85명도 참여한다.
제주들불축제는 국내 최대의 관광지이면서도 대표 축제가 없는 제주도의 한해 첫 시작을 알리는 축제다. 1997년 당시 신철주 북제주군수가 풍요와 액운을 막기 위해 처음 시도한 축제는 해가 갈수록 방문객이 늘어났다. 초기에는 1만3천여명 안팎이 찾았으나, 지난해에는 36만5천여명이 축제장을 방문했다. 지난 2011년에는 다른 지역에서 발생한 구제역으로 바이러스의 제주 유입을 미리 막기 위해 들불축제 행사를 취소해 올해 21회가 됐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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