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정월 대보름 첫새벽에 안동시장이 “마을의 안녕과 풍년 농사”를 빌며 제사를 올리는 안동 시내 웅부공원안 800살난 느티나무. 안동시 제공
농어촌에서 정월대보름 행사가 점차 사라지는 가운데 ‘안동부 신목 제사’가 눈길을 끈다. 정월대보름날인 2일 첫새벽에 권영세 안동시장은 안동시내 웅부공원에서 ‘안동부 신목 제사’를 지낸다.
권 시장은 3일전부터 근신하며 몸가짐을 깨끗이 하고, 과일, 어육, 떡 등 제수를 정성껏 차려놓고 제사를 지낸다. 안동시는 “지역의 안녕을 바라는 제사가 끝나면 주변 이웃주민과 안동시청 직원들이 떡과 과일을 나눠먹는다. 이 떡을 먹으면 소원을 이룬다는 전설이 전해내려온다”고 말했다. 옛 군수 관사터인 웅부공원에 자리잡은 신목은 800살이 넘은 느티나무이다. 높이 15m, 직경 2m를 웃돌며 신라때 의상대사가 심은 나무라는 전설이 내려온다. 안동에서 언제부터 신목에 제사를 지냈는지를 정확히 알수는 없지만 1930년께 조사보고된 <한국의 지리풍수>에 기록된 내용을 보면, 조선 초기부터 제사를 지내온 것으로 추정된다. 안동시관계자는 “옛날에는 안동부사나 안동군수가 부임하거나 퇴임할때 치르는 특이한 의전행사였다. 하지만 정확한 시기는 알수 없지만 언제부터인가 정월대보름 행사로 바뀐 것으로 짐작된다”고 밝혔다.
안동에서는 안동부 신목제사 외에도 지역주민들의 무병과 풍년을 기원하는 공민왕 관련 동제가 6곳에서 열린다. ‘홍건적의 난’을 피해 안동으로 몽진온 고려 공민왕을 추모하고 마을의 안녕을 비는 동제는 안동시 도산면 가송리 ‘딸당’, 안동시내 용상동 ‘공민왕당’, 예안면 정자골 ‘며느리당’, 예안면 신남리 ‘딸당’에서 1일 자정에 열린다. 안동시 풍산읍 수리 ‘국신당’과 도산면 내살미리 ‘왕모당’ 에서는 2일 오전 제사를 올린다.
안동시민들은 또 천연기념물 제275호로 지정돼있는 600살난 ‘녹전면 사신리 느티나무’와 천연기념물 제174호이며 전국에서 유일한 소태나무 노거수인 ‘길안면 송사리 소태나무’에도 정월대보름을 맞아 제사를 지내며 사라져가는 고유의 민속신앙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구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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