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희·연철흠(왼쪽부터) 후보가 5일 청주시청에서 6·13지방선거 청주시장 후보 단일화를 선언하고 있다.이광희 의원실 제공
충북 청주시장 선거가 재미있게 펼쳐지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은 전직 시장·부시장 등 고위 관료 출신의 각축전이, 야당은 도의회 의장과 시의회 의장 등 지방의회 수장 등의 다툼 정도가 예상됐지만 단일화 변수가 등장했다. 1월 말 기준 충북 인구(159만3903명) 절반이 넘는 청주(83만5412명)는 충북 전체 판세를 좌우하는 곳이어서 관심을 끈다.
5일 민주당 연철흠(58·충북도의원)·이광희(55·충북도의원) 후보는 청주시청에서 6·13지방선거 청주시장 후보 단일화를 선언했다. 두 후보는 “청주는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중앙에서 성공한 관료가 낙하산으로 내려오는 중앙 집권을 끝내야 한다. 시민 주권·민주주의가 필요하다. 더 좋은 청주를 위해 한 걸음 더 나가겠다”고 밝혔다.
두 후보의 단일화 심판은 시민단체가 맡는다. 두 후보는 1988년 4월 출범한 청주민청에서 의기투합했다. 당시 연 후보는 의장, 이 후보는 간사를 맡았으며, 이후 민주화·시민 운동을 거쳐 청주시의회, 충북도의회로 각각 진출했다. 단일화 방식은 배심원제다. 7일까지 두 후보를 잘 아는 객관적·합리적 배심원 15명을 선정하고, 8일 두 후보의 정책·정견 등을 듣고 배심원이 난상 토론·표결 등을 거쳐 더 나은 후보를 선정한다. 이후 논의 결과를 두 후보에게 건네면 둘은 담판·토론·합의를 거쳐 9~10일께 단일 후보를 발표할 참이다. 이 후보는 “단일화는 당선에 의미가 있으므로 결과에 승복하고 탈락 후보는 선거를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 후보 추대 가능성도 나온다. 이에 대해 두 후보 단일화 심판 위원장을 맡기로 한 송재봉 충북시민재단 상임이사는 “정당 후보여서 시민후보라 볼 수는 없다. 다만 아름다운 단일화가 이뤄지면 시민의 폭넓은 지지는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5일 청주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유행열(55) 전 문재인 정부 청와대 행정관과 2단계 단일화 얘기도 나온다. 유 전 행정관은 “(두 후보의 단일화가) 잘 되길 바란다. 기회가 되면 (후보 단일화를) 마다치 않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하지만 이, 연 후보는 선을 그었다. 이 후보는 “추가 단일화는 없다. 중앙에서 내리꽂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고, 연 후보는 “개헌·자치분권·균형발전이라는 문 정부의 국가 대사를 버리고 시장 선거에 나선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두 후보의 단일화 선언에 따라 청주시장 선거판은 볼거리가 많아졌다. 민주당은 한범덕(66) 전 청주시장, 정정순(60) 전 청주 부시장과 유 전 행정관, 단일 후보 등이 본선 같은 경선을 벌인다. 자유한국당은 김양희(63) 충북도의장, 황영호(58) 청주시의장에 이승훈 전 청주시장의 부인인 천혜숙(62·서원대 석좌교수) 등이 나섰으며, 바른미래당은 임헌경(52) 충북도의원이 도전장을 냈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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