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 간직한 소원들을 풍선 1만개에 담아 새만금 하늘로 날려 보낸다.”
불교 안에서만 주로 행해지던 ‘영산작법’이 축제로 거듭나 대중에게 다가오는 행사가 열린다. 전북영산문화축제조직위원회가 주최하는 ‘제1회 전북영산문화축제’가 오는 10일 오후 1시 새만금방조제 주변 신시도광장에서 열린다.
불교 전통의식인 영산작법은 사람이 죽은 지 49일 만에 지내는 영산재에서 베풀어지는 범패와 작법을 뜻한다. 범패는 절에서 재(명복을 빌기 위해 드리는 불공)를 지낼 때 부르는 노래이고, 작법은 춤을 가리킨다. 부처님이 영취산에서 행한 영산회상 법회의 재현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영산작법은 1988년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고, 1998년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18호로 지정됐다.
전북영산문화축제는 영산작법의 대중화와 더불어 새만금방조제 건설로 죽어간 어류의 고혼, 차가운 바다에서 억울하게 숨져간 세월호 희생자의 원혼을 천도하는 자리다. 또 5년 뒤 새만금에서 열리는 ‘2023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의 성공을 기원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만물이 하나됨을 하늘에 기원하는 의식문화를 대중과 함께 하는 것이다.
군산풍물놀이패의 길놀이를 시작으로 마이산탑사 밴드의 난타공연, 군산 성흥사 회주 송월 스님의 대형 붓글씨 퍼포먼스 등이 이어진다.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성공을 기원하는 발원문을 낭독하고, 소원 풍선 1만개를 날린다. 축제조직위는 영산문화백일장, 학술세미나, 교육·체험 프로그램 등을 보완해 전북영산문화축제를 지속해 나갈 방침이다.
위원장을 맡은 한국불교태고종 전북종무원장 진성 스님은 “전북지역에 250곳 태고종 사찰이 있지만,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못한 게 현실이다. 이 축제를 통해 종교에 관계없이 대중의 참여폭을 확대해 영산작법을 널리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상이 남겨준 소중한 전통문화인 영산작법을 체계적으로 전승하는 첫걸음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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