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선 속초시장이 6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8일 만에 제한급수를 해제한다고 밝히고 있다. 속초시청 제공
극심한 가뭄으로 고통을 받던 강원 속초시민들이 28일 만에 제한급수에서 벗어났다.
이병선 속초시장은 6일 시청 상황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한급수를 해제한다고 밝혔다. 속초시는 지난해 11월 4일 이후 비가 거의 오지 않는 등 7년 만의 가뭄에 시달렸다. 최근 2개월 누적 강수량(13.8㎜)이 평년(90.4㎜)에 견줘 15.2% 수준으로 재난 수준의 가뭄을 겪었다.
이 탓에 속초시는 지난달 6일부터 심야 제한급수를 한 데 이어 지난달 20일부터는 공동주택 격일제 제한급수까지 실시했다. 가뭄이 장기화할 우려가 커지자 속초시는 지난해 12월부터 비상취수원과 수도암반 관정(7곳), 농업용 관정(9곳)을 가동했으며, 2월부터는 지하수(3곳)와 온천수(3곳) 등에서도 식수원 확보를 위한 취수를 시작했지만 제한급수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다행히 인근 지자체인 고성군과 양양군이 나서 농업용 저수지인 양양 설악저수지와 고성 원암·인흥저수지의 물 일부를 속초시에 제공하면서 숨통이 트였다.
여기에 지난달 28일과 3월 1일, 4일, 5일에 내린 눈(12.9㎝), 비(87.6㎜)가 속초시의 주 취수원인 쌍천 취수장 집수정 수위를 13.6m까지 올리면서 취수 상황이 호전됐다. 집수정 수위는 평상시 11m 정도를 유지해야 하지만 가뭄이 극심했던 지난달 중순에는 1.2m까지 떨어졌다.
제한급수 해제로 휴관에 들어갔던 속초국민체육센터는 시설점검을 거쳐 오는 8일부터, 대포농공단지 안 주민편익 시설인 사우나와 찜질방은 7일부터 정상 운영된다.
일단 제한급수 해제로 급한 불은 껐지만 갈수기마다 반복되고 있는 물 부족 현상을 막을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속초시의 제한급수는 이번이 8번째다. 1995년과 1996년에는 무려 77일 동안 제한급수가 실시됐고, 지난 2006년에도 55일간 시행됐다.
이같이 잦은 제한급수는 취수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속초의 주 취수원인 쌍천은 길이가 짧아 하천수가 바다로 빨리 빠져나간다. 그래서 쌍천 지하에 높이 7m, 폭 832m의 지하댐을 만들어 하루 최대 4만1000t의 물을 취수해 시민에게 공급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가뭄이 심하면 지하댐의 물이 고갈돼 제한급수를 해야 한다.
이병선 속초시장은 “단기대책으로 암반 관정을 추가로 개발하고, 중·장기 대책으로 소규모 식수전용 저수지를 건설할 계획이다. 상수도 노후관로 현대화 사업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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