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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청 성폭력 규탄 잇따라…직원들 “일손이 안잡힌다”

등록 2018-03-08 12:22수정 2018-03-08 14:23

안희정 전 지사 기자회견 앞두고 도청 안팎 긴장
시민단체들 “권력 앞세운 성폭행…이중성에 분노
김지은씨 용기에 동참…가해자 처벌·피해자 보호”
“성폭행 더 있을 수도…추락한 도정 어쩌나” 한탄
충남성희롱사건대책협의회가 8일 오전 11시 충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안희정 전 지사는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검찰에 자진 출두하라’고 발표하고 있다.
충남성희롱사건대책협의회가 8일 오전 11시 충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안희정 전 지사는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검찰에 자진 출두하라’고 발표하고 있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기자회견이 8일 충남도청에서 열릴 예정인 가운데 충남도청은 오전부터 성폭력을 규탄하는 시민단체의 기자회견과 성명 발표가 잇따랐다.

대전·충남·세종지역 여성·인권·교육 시민단체들로 꾸려진 충남성희롱사건대책협의회는 이날 오전 11시 충남도청 브리핑룸에서 ‘#미투 연대와 #젠더폭력 아웃! 충남여성행동’ 기자회견을 열어 “안희정 전 지사는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검찰에 자진 출두하라”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안 전 지사의 성범죄에 대한 피해 여성의 미투 동참은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여성들은 민주주의를 외치던 정치인의 성범죄를 보면서 참담함을 느낀다”며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서지원 검사의 용기로 불붙은) 미투 운동이 남성중심의 관습으로 정당화돼온 남녀 차별구조를 바로 잡는 사회 변화의 물결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기자회견장 주변에서 ‘안 전 지사 규탄’, ‘미투 운동 지지’ 손팻말 등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였다.

이에 앞서 충남인권위원회도 안 전 지사의 성폭력 사건을 ‘국민의 분노와 지탄을 받아 마땅한 반인륜적 행위’라고 규정하고, 정부는 철저한 수사와 피해자가 제2차 피해를 입지 않도록 보호조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 인권위원회는 “안 전 지사 사건은 위계와 명령체계 속에서 일하는 공무원 조직의 특성과 남성중심의 가부장적 문화가 우리 사회에 여전히 뿌리내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 등 인권보호 기능이 강화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충남성희롱사건대책협의회 회원 단체 대표들이 8일 오전 11시 충남도청 브리핑룸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검찰은 안희정 전 지사를 철저하게 수사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충남성희롱사건대책협의회 회원 단체 대표들이 8일 오전 11시 충남도청 브리핑룸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검찰은 안희정 전 지사를 철저하게 수사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한편 안 전 지사가 김지은 비서 외에 자신이 설립한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연구원을 상습 성추행·성폭행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충남도청은 깊은 침묵에 빠졌다. 공무원들은 “평등·민주·인권의 상징처럼 부각돼온 안 전 지사가 권한을 이용해 여성들을 성폭행하는 파렴치한이었다니 기가 막힌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한 중견 공무원은 “어제(7일) 통근버스 안에서 뉴스를 보면서 버스에 타고 있던 직원들 모두 한탄했다. 유린당한 피해자 인권은 물론 추락한 충남도 행정 신뢰도는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하면 일손이 안 잡힌다”고 전했다.

다른 공무원은 “안 전 지사의 성범죄 보도를 보면 재직 8년 동안 더 많은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 전 지사는 기자회견에서 잘못을 모두 털어놓고 죗값을 받는 것이 그동안 성원해준 지지자들에 대한 마지막 예의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전 지사는 자신의 싱크탱크인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연구원도 추가로 성폭행했다고 <제이티비시>가 7일 보도했다.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페이스북 페이지 갈무리
안 전 지사는 자신의 싱크탱크인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연구원도 추가로 성폭행했다고 <제이티비시>가 7일 보도했다.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페이스북 페이지 갈무리
김태신 충남도공무원노조 위원장은 “도청 직원들은 아예 도청에 못 들어오게 해야 한다는 의견과 기자회견을 하도록 기회는 줘야 한다는 의견으로 양분돼 있다. 노조 차원의 성추행·성폭행 재발방지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이 안 전 지사의 관사에 대해 압수수색을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도청에 긴장감이 흐르기도 했으나 이날 낮 12시 현재 압수수색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충남경찰청은 5개 중대 경력 500여명을 안 전 지사의 기자회견장에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로 했다. 안 전 지사는 이날 오후 3시 충남도청 1층 로비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에서 미리 준비한 입장문을 30초~2분여 정도 발표한 뒤 질문을 받지 않고 도청 청사를 빠져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글·사진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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