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대구시의회 현관 앞에서 정의당 대구시당 장태수 위원장(왼쪽)과 김성년 부위원장이 시의회에 기초의원 선거구 획정위가 낸 획정안을 그대로 의결할 것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2014년 지방선거에서 양대 정당이 서울·대전·인천의 기초의원 2인 선거구 당선인을 모두 싹쓸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겨레>가 1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제6회 지방선거 기초의원 2인 선거구 당선인 통계를 분석한 결과 이렇게 확인됐다. 서울에서는 2인 선거구 111곳에서 2명씩 모두 222명의 당선인을 뽑았는데 당시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당선인 100%를 나눠 가졌다. 인천에서도 2인 선거구 16곳에서 32명이 당선됐는데 새누리와 새정치 당선인 밖에 없었다. 특히 대전은 2인 선거구 9곳과 3인 선거구 12곳의 당선인 모두를 새누리와 새정치가 차지했다.
대구의 기초의원 2인 선거구 30곳에서는 새누리 혼자 당선인의 83.3%를 가져갔다. 반면 광주에서는 새정치가 기초의원 2인 선거구 16곳 당선인의 90.6%를 차지했다. 부산은 2인 선거구 52곳 당선인의 96.2%를 새누리와 새정치가 나눠 가졌다. 울산은 2인 선거구에서 당시 통합진보당 당선인이 7명이 나오면서, 새누리는 67.9%의 당선인을 얻는데 그쳤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시·도 기초의원 선거구 획정위원회는 2인 선거구를 줄이고 3·4인 선거구를 늘이는 선거구 획정안을 만들어 각 시·도의회에 냈다. 하지만 대전·경북·경기·부산·경남·인천 시·도의회는 3·4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쪼개는 결정을 했다. 19일에는 한국당이 장악한 대구시의회가 선거구 획정안을 심의해 결정한다. 현재 대구시의회에는 4인 선거구 6곳을 신설하는 선거구 획정안이 제출돼있지만 시의회가 이를 2인 선거구로 쪼갤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장태수 정의당 대구시당 위원장은 “경기에 심판 역할을 하는 선거구 획정위가 결정한 이 규칙을 선수로 참가하는 한국당 한 팀만이 독점적으로 룰을 바꾸겠다는 것은 공정한 경기의 기초에도 어긋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장 위원장 등은 지난 15일부터 시의회가 선거구 획정위가 정한 획정안을 그대로 의결할 것으로 요구하며 시의회 앞에서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
김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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