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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동료 살해한 환경미화원 현장검증

등록 2018-03-21 15:54수정 2018-03-21 16:24

“사체 훼손과 금전문제 아니다” 부인
동료 휴직수당도 가로챈 정황 확인
다른 동료 나타나 현장서 욕설 퍼부어
동료를 살해한 환경미화원 이아무개씨가 21일 현장검증을 벌이기 위해 자신의 원룸으로 들어가고 있다. 박임근 기자
동료를 살해한 환경미화원 이아무개씨가 21일 현장검증을 벌이기 위해 자신의 원룸으로 들어가고 있다. 박임근 기자
“○○아, 야 이 ×새끼야!”

21일 오후 2시2분께 전북 전주시 완산구의 한 원룸 1층.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 등으로 구속된 환경미화원 이아무개(50)씨의 현장검증이 열리고 있었다. 이씨가 자신의 방에서 시신을 차량으로 옮기려하자, 밖에서 대기하는 50~60대 남자가 갑자기 욕설을 이씨에게 퍼부었다.

이 남자는 언론에 취재를 거부했다. 경찰차량과 취재진이 구속된 이씨가 시신을 버린 쓰레기장으로 이동한 뒤, 5분 가량이 지나자 이 남자는 청소차량을 몰고 이동했다. 이를 보면 함께 일한 동료로 보였다. 피의자 이씨는 이날 빨간색 점퍼에 마스크와 모자를 쓴채 시종일관 고개를 숙였다.

원룸이 많은 이곳에 사는 주민들은 대부분 주변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난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한 여성(23)은 “가까운 곳에서 이런 끔찍한 일이 발생했는지 전혀 몰랐다. 무섭고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조용한 동네에서 이런 일이 생기다니”라며 “저녁에 가끔 이씨가 원룸으로 들어가는 것을 봤는데 저런 짓을 했다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동료의 시신을 훼손했는지 묻자 “아닙니다”라고 답했다. 범행동기에 대한 질문에도 “(금전문제는) 아닙니다. 죄송합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경찰은 이씨에 대한 마무리 조사를 마치고 사건을 곧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전주완산경찰서 한 관계자는 “조사과정에서 이씨가 구청에서 나온 동료의 휴직수당을 가로채 사용한 정황이 확인됐다. 금전관계로 인한 범행 가능성을 집중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료를 살해한 환경미화원 이아무개씨가 21일 현장검증에서 시신을 차량으로 옮기는 장면을 재연하고 있다. 박임근 기자
동료를 살해한 환경미화원 이아무개씨가 21일 현장검증에서 시신을 차량으로 옮기는 장면을 재연하고 있다. 박임근 기자
지난 20일 구속된 이씨는 지난해 4월4일 오후 6시30분께 전북 전주시 완산구 자신의 원룸에서 동료(59)를 목 졸라 살해하고 이튿날 시신을 비닐봉지에 담아 쓰레기장에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시신을 검은색 대형 비닐봉지 15장으로 겹겹이 감싸 일반쓰레기로 위장한 뒤, 자신의 노선을 운행하는 쓰레기 차량으로 수거해 소각장에서 불태웠다.

이씨는 이혼해 가족과 왕래가 드문 숨진 동료의 살해 사실을 숨기려고 경기도 광명시 한 병원에서 허위진단서를 발급받아 가짜 도장까지 만들어 구청에 동료 명의로 휴직계를 제출했다. 이씨는 동료의 카드로 6천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결제했고, 지난해 5월부터 지난달까지 10개월간 휴직급여 1500만원을 모두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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