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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경북도교육감 선거 사상 첫 진보 후보 출마

등록 2018-03-22 16:43수정 2018-03-22 21:49

이찬교 경북혁신교육연구소 공감 소장
37년 교사하며 고교평준화·무상급식 앞장
지난해 출마위해 정년 3년 남기고 명예퇴직
고교평준화·무상급식 전면 확대 주요 공약
“19년 동안 정체됐던 경북 교육 혁신하겠다”
22일 오전 경북 포항시 북구 장성동 선거사무소에서 경북도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이찬교 경북혁신교육연구소 공감 소장이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포항/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22일 오전 경북 포항시 북구 장성동 선거사무소에서 경북도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이찬교 경북혁신교육연구소 공감 소장이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포항/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경북 첫 혁신교육감.’

6·13 지방선거 경북도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이찬교(59) 경북혁신교육연구소 공감 소장은 이렇게 적힌 파란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 이 지역 도교육감 예비후보 대부분이 ‘자유한국당 느낌’이 나는 빨간색 계열의 옷을 입고 선거운동을 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경북은 전국에서 정치 성향이 가장 보수적인 지역으로 꼽힌다. 이 곳에서 정당 공천이 없는 도교육감에 당선되기 위해 빨간색 계열의 옷을 입고 선거운동하는 게 출마자들의 ‘상식‘이다.

이 소장은 파란색 점퍼 색깔만큼이나 좀 특별한 출마자다. 그는 경북도교육감 선거 19년 역사를 통틀어 처음이자 유일하게 진보교육감 후보로 출마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경북도연맹 등 경북의 4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만든 ‘경북교육희망만들기’는 선거인단 투표 등을 통해 지난해 12월11일 이 소장을 ‘진보혁신 경북도교육감 후보’로 선출했다.

경북도교육감 선거는 2009년 4월29일 재보궐 선거와 함께 처음 치러졌다. 3명이 출마했지만 진보 성향 후보는 없었다. 2010년과 2014년 치러진 도교육감 선거에서도 각각 2명과 3명이 나왔지만 역시 진보 교육감 후보는 없었다. 보수성향인 이영우(73) 도교육감이 이 세번의 선거에서 모두 당선돼 3선을 했다.

22일 오전 경북 포항시 북구 장성동 선거사무소에서 만난 이 소장은 “지금까지 전국에서 유일하게 경북만 진보교육감 후보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그 열망이 컸고 주변에서 출마해달라는 요청도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북은 전국에서 가장 보수적인 지역이라 쉽지 않은 선거다. 하지만 경북 교육을 바꿔보고 싶다는 희망에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소장은 대구 동구 팔공산 자락 마을에서 태어났다. 대구 대건고와 경북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경북대 교육대학원에서 국어교육을 전공했다. 1981년 경북 영주시 부석고에서 처음 국어 교사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경북 문경시 산북고, 경북 구미시 구미여고, 경북 포항시 포항여중·대도중·대흥중·포항여고·포항장성고, 경북 영덕군 영덕중·축산중 등에서 37년 동안 교편을 잡았다. 그는 지난해 정년 3년반을 남기고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명예퇴직했다.

22일 낮 경북 포항시 북구의 한 식당에서 경북도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이찬교 경북혁신교육연구소 공감 소장이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포항/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22일 낮 경북 포항시 북구의 한 식당에서 경북도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이찬교 경북혁신교육연구소 공감 소장이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포항/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이 소장은 경북 포항의 고등학교 평준화를 이끌어내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는 1998년 포항지역 고교 평준화 시민연대회의 집행위원장을 맡아 1년 동안 수십만명의 서명을 받는 등 고교 평준화 정책 도입에 앞장섰다. 2002년부터는 포항지역 고교 평준화 추진위원회 공동대표를 맡았다. 이로 인해 포항은 2008년부터 고교 평준화가 이뤄졌는데 경북 23개 지역에서 고교 평준화 정책이 시행되고 있는 곳은 지금까지 포항이 유일하다. 그는 현재 경북친환경무상급식추진운동본부 상임대표, 경북노동인권센터 이사, 포항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대표, 경북교육연대 대표 등을 맡고 있다. 2001~2002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북지부장도 지냈다.

그는 “파란 옷을 입고 선거운동을 다니니 ‘진보냐’고 묻는 분들이 종종 있는데 나는 당당하게 진보라고 이야기 한다. 예상보다 ‘나도 진보인데 반갑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아 힘을 얻는다. 경북에서 진보 성향 사람들이 지금까지 얼마나 억눌려 살았는지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고교 평준화 전면 확대 △무상급식 등 무상교육 전면 확대 △교장 보직 선출제 등 교육자치 강화와 지역교육 균형 발전 △혁신학교 도입 등 혁신·공감·공존 교육 시행 △민주시민·노동존중·안전교육 강화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경북은 고교 평준화 비율이 전국에서 최하위권이다. 초·중·고 무상급식 실시 비율도 지난해 학생 수 기준 57.0%로 대구(55.3%)에 이어 전국에서 두번째로 낮다.

그는 “교사와 학생의 정서적 소통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다. 학부모와 교사는 대등한 관계에서 소통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교육은 부를 대물림하는 수단이 되면 안된다. 19년 동안 정체됐던 경북 교육을 한번 혁신적으로 바꿔보고 싶다”고 말했다.

22일까지 경북도교육감 선거 예비후보에는 이 소장을 비롯해 권전탁(65) 전 경북도교육청 교육정책국장, 김정수(64) 사단법인 좋은학교운동연합 상임대표, 안상섭(55) 경북교육연구소 이사장, 이경희(65) 전 경북 포항교육지원청 교육장, 임종식(62) 전 경북도교육청 교육정책국장 등 모두 6명이 등록했다. 이 중 같은 경북도교육청 교육정책국장 출신인 권 전 국장과 임 전 국장이 지난 12일 단일화를 통해 임 전 국장이 출마하기로 합의했다. 권 전 국장은 조만간 도교육감 선거 예비후보를 사퇴할 계획이다.

포항/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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